본문 바로가기

문화사회로

제2회 구미컵 전국휠체어럭비대회

오늘 저녁 제2회 구미컵 전국휠체어럭비대회 개회식에 참석했습니다. 작년에 못본 터라 올해는 반드시 보고 싶었습니다. 개회식 뿐만 아니라 경기도 관람했습니다. 마침 Axe+알파와 경북아트라스-P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Axe+알파는 일본에서 오셔서 국제교류전에 임해주셨는데 얼핏 보기에도 공력이 상당한 팀이었습니다. 

휠체어럭비는 오픈과 쿼드로 나누는데 제가 오늘 본 것은 오픈입니다. 쿼드는 더 중증에 해당하는 분들이 하시는 경기인데, 조상배 구미시장애인복지관장님의 귀띔에 따르면 쿼드 쪽이 더 역동적이라고도 합니다. 휠체어럭비는 농구코트 크기의 실내코트에서 진행되며, 한 팀 4명으로 구성됩니다. 상대편 골라인을 통과하면(원래 럭비로 치면 '트라이')  1점을 획득합니다. 어찌 보면 핸드볼하고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휠체어의 충돌이 일상다반사이므로 럭비 본연의 격렬함은 대단합니다.


골라인에 접근해 득점을 노리는 Axe+알파 선수들(흰옷)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북아트라스-P 선수들(빨간옷)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바퀴는 로마검투사의 방패처럼 생겼습니다. 이 바퀴들이 부딪히는 비장한 소리가 제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비장애인들도 해볼 만한 스포츠입니다. 작년부터 대중화를 위해 비장애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는군요.

오늘 인상 깊은 장면은 두 선수가 상대팀 한 선수를 휠체어로 묶어버리는 장면이었습니다. 당한 선수는 옴짝달싹을 못 합니다. 그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당한 선수의 동료가 달려와 휠체어로 이 진용을 깨 버립니다. 대단히 거침 없는 스포츠지요?

그런데 상대 선수를 그렇게 묶는 것이 꼭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 치사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승부에서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죠. 자칫 롱패스로 인한 기습공격을 당하면 후방의 수비가 부족합니다. 4명 중 절반이 상대팀 1명을 잡아두는 게 효율적이지는 않지요. 이날 경기에서 일본팀은 곧잘 2인1조로 경북팀 선수 1명을 묶어뒀지만, 경북팀은 롱패스 속공으로 역습을 시도해 짭짤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래도 승리는 일본팀의 몫이었습니다. 워낙에 기량이 출중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일본팀의 경기는 금요일 11시 50분, 17시, 토요일 10시10분, 13시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내일 금요일은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께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폐회식인 17시30분 전까지 경기일정이 있습니다.

오늘 객석이 많이 비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단순히 장애인 분들에 대한 연대의식이 아니라, 정말 흥미진진한 스포츠를 만끽하시기를, 시민 여러분께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