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여러분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면서
행복한 임진년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2011년 자신의 활동 10대 뉴스>

1. 단수사태 시민소송
4대강공사의 여파로 5일에 걸쳐 일어난 구미시 단수사태.
수자원공사와 구미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민소송단을 모집했다.
사무실 '풀뿌리사랑방'이 가장 붐빈 시절.


2. 녹색당 창당 출발
정당활동 재개를 위한 1년여의 고민이 낳은 선택.
물론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이 더욱 이쪽으로 나를 인도한 측면이 있다.
환경부문정당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생태와 평등이 '거대한 전환'에서 함께할 수밖에 없음에 따른 행동이다.


3. 수상비행장, 골프장 기본설계용역비 전액삭감
수질을 되레 악화시키고 홍수예방에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4대강파괴가 닿은 작품.
이걸 두고 예결특위 표결 끝에 삭감했다. 일각에서 나더러 '지나치게 야당(진보) 성향'이라더라.
몰랐냐, 진짜? 자꾸 쓸데없는 일 벌이는 쪽은 무슨 성향이냐. 변태 성향?


4. 구미시립노인요양병원 간병사 실직 사태
작년 KEC사태에 이어서 맞은 노동탄압 사건.
저임금으로 문제된 용역업체가 폐업하자 시정을 요구한 간병사들은 실직하였다.
병원재단측은 고용승계를 저버렸고, 이제는 이름만 남은 '시립병원'에 대해 구미시는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생계 등 개인 문제로 간병사들이 투쟁을 포기하면서 막을 내렸고,
나는 실패의 씁쓸함을 곱씹으며 민간위탁문제를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5. 주민참여예산제 조례 대안 통과
참여예산제에 대한 그 어떤 상세 규정도 없는 황당한 조례안이 집행부 발의로 상정되었다.
일단 조례를 보류시킨 뒤 의원들과 협의해서 대안을 위원회 발의하여 통과시켰다.
읍면동별 주민회의, 민관협의회를 넣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시민위원회와 예산연구회 그리고 예산학교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6. 청소년과의 공동 활동
아동청소년권리를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신장할 것인가. 그들과 더불어 사유하고 대화하기로 했다.
YMCA와 함께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고, 여름 경주에 수련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한 결과물들이 내년 봄에 속속 나올 예정.


7. 장애인휠체어수리지원 조례 제정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는 이것을 쓰는 장애인들에게 신체의 일부와도 같다.
15만원 범위 내에서, 저소등측에게는 30만원 범위 내에서, 휠체어 수리 비용을 지원하며,
구미시에 한군데도 없던 전동스쿠터 충전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8. 학교무상급식 관련 원내외 활동
작년도 경상북도 도의회가 무상급식 대응예산을 전액삭감함에 따라
구미시 무상급식예산은 집행이 보류되었다.
이 가운데 시민들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청원운동과 경북조례 주민발의 서명운동을 벌였다.
'저소득층부터 실시한다'는 무상급식조례의 상임위 수정안에 반발해
본회의에 재수정안을 내기 위해 4시간동안 싸운 날도 있었다.


9. '신동 고압선 철탑'에 관한 시정질문
지역구내 동쪽의 농촌마을에 고압선 철탑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작년 여름부터 쟁점이 되었는데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한전의 건설 강행이 예상되어 시정질문에까지 올리게 됐다.
그나마의 대안으로 지중화가 거론되고 있는데, 현행 '지방비 50퍼센트 부담 원칙'이 발목을 잡고 있다.
주민의 일원으로서 총선 의제로 올릴 작정이다.


10. 원룸주민공청회
9월 초 '원룸'을 주제로 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의정보고서 1면에 공청회 일정을 적어
원룸지역에 다량 배포하기도 했으나, 원룸주민의 참여도가 낮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원룸밀집지역의 치안과 쓰레기, 여가 문제를 두고 벌인 토론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었다고 기억될 것이다.


12월 31일 진미동 동락공원에서 열린 시민안녕기원행사. 2012년이 밝아오면서 저 뒤에 보이는 전자신종이 울렸습니다.

Posted by 김수민

경북도의 대응투자가 실패하면서 보류되었던 구미시 학교의무(무상)급식은
일단 현재의 재원으로 읍면 지역 초 중학교와 동 지역 저소득층 지원 범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애초 1단계 계획인 면 지역 초 중학교와 읍동 지역 초등학교 1~3학년 전면의무급식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예산 불용처리를 피하고 차선책을 택하였다는 의의는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의무급식이 시행된다는 데에 대해 동 지역 학생, 학부모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무상급식이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도록 시민들이 놔두지도 않을 겁니다. 

무상급식 반대파들은 "부잣집은 급식비 더 내라" 같은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면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부잣집에도 해줘야 하냐"면서
면제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동일한 급식비를 내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급식비는 동일하게 출발했습니다. 면제자와 비면제자가 갈렸을 뿐. 
급식비는 세금 개념이 아니라 자부담이었습니다. 
이제 의무교육에 따라 자부담이 아닌 공적 부담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무상급식을 반대할 어떤 명분과 논리도, 대안도 아직 없습니다. 
구미에서도 막을 수 없는 흐름입니다.    

 

Posted by 김수민

서울시에서 학교무상의무급식에 대한 주민투표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7월 7일부터 열리는 구미시의회 정례회에서도 무상급식 조례안이 재상정될 전망입니다.

의회는 조례를 가결하고 묶여 있는 무상급식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주장하면서,
학교무상의무급식 반대론자들,
급식매매론자들 거짓말을 공박합니다.


1.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다.
=> 서민은 '모두'의 대다수이다.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부자가 그렇게 많았습니까?

무상급식 반대론자들은 거의 부자감세 등에는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는,

무책임하게 부자들만의 편을 들어왔던 세력입니다.
그들이 이제 와서 무상급식이 부자들의 배를 불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자들 입장에서 급식비를 내지 않는 게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것일까요?
간의 기별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자보다 서민과 중산층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부자도 복지에서 배제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는
서민과 중산층과 다같이 행복한 사회를 향하는 것입니다. 

 
2.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다.
=> '무상급식=부자급식' 선동이야말로 포퓰리즘이다

무상급식이 부자급식이라고 떠들던 그들은 또 한편으로는 포퓰리즘이라고 우깁니다.
'부자를 위한 포퓰리즘'? 부자의 수는 얼마 되지도 않는데 이게 포퓰리즘일까요?

오히려 포퓰리즘 선동을 일삼고 있는 건 무상급식 반대론자들입니다.
그들은 '부잣집 아이들까지 급식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서민들과 중산층의 급식권리까지 빼앗아 가고 있지요.

부자들을 공격하지만 서민들에게는 실상 도움도 되지 않는 무상급식 반대론,
급식매매론자들이야말로 포퓰리스트입니다.


3. 무상급식은 잘사는 나라에서나 하는 것이다.
=> 보편적 복지는 전쟁 직후나 경기불황 때 피어났다.
 

급식매매론자들은 무상급식은 선진국에서나  하는 정책이며
현재 한국에서 시행하면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고 합니다.
통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가 무상급식을 시행할 경우
소요되는 예산은 2조~2조 5천억쯤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 예산의 1/10도 되지 않는 금액이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예산'임을 감안하면 사업의 귀중함에 비해 예산이 많이 든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 정책은 부강한 국가가 아니라
경제가 어려울 때, 전쟁을 전후해 사회적인 위험이 클 때 나타났다는 것을
스웨덴 등 유럽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또 속아서는 안 됩니다. 호황이거나 경기가 되살아날 때 한국은 복지를 확충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기에도 복지의 확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덜 발달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억압이 사회적 복지 욕구를 억눌렀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선성장-후분배'를 오늘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후진성 때문입니다.
그나마 김대중 정권 때 일말의 진전이 있었던 것도 IMF구제금융과 정리해고제 도입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판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4.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복지국가의 필수조건은 무상의무교육이다.  

프랑스는 전면무상급식을 시행하는 스웨덴과 달리 등급별 급식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등급별 급식체계를 하려면, 급식비가 자부담이 아닌 세금의 성격을 띠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급식비를 내는 학생과 그 가정 가운데 '내가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프랑스식 등급별 급식보다 스웨덴식 전면 무상급식이 한국 풍토에 훨씬 맞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경우 전체적으로 교육이 무상화되어 있습니다. 대학도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스웨덴, 핀란드와 무상급식 정책이 다를 뿐 전체적인 무상교육 목표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한 굵고 빠른 조치가 무상급식 실시입니다.


5. 무상급식을 하면 급식 질이 나빠진다.
=> 공공급식은 무상으로 해야 질이 개선된다.

무상급식에 대한 대표적인 거짓말이 급식 질이 나빠진다는 겁니다. 거짓말도 그럴싸해야 답할 맛이 납니다.
학교급식은 식당 장사가 아닙니다. 그 자체로 공공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직영화는 명명백백한 흐름이며, 
우수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각 지자체는 몇년 전부터 노력해 왔습니다.  

학교급식을 학생 가정이 자부담하면, 급식의 질은 더욱 나빠집니다.
가격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 화교 억제책을 쓰면서 중화요리 가격을 통제하자 투입되는 재료의 수가 줄어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공공급식은 공공이 책임져야 비로소 그 질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 지자체에서 무상급식과 함께 친환경급식이 대세가 되면서
급식의 질이 개선되는 사례가 숱합니다.
그런데도 급식매매론자들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의무교육기관에서 당연한 무상급식,
우리가 지금까지 몰라서, 못 깨우쳐서, 힘이 부족해서 실시하지 못했습니다.

학교급식매매론자들은 졸렬한 언행을 거두고
의무교육, 평등교육의 갈 길을 막지 마십시오.

Posted by 김수민
구미시의회의 조례안 보류보다
경북도의회의 무상급식 예산 40억 삭감이 훨씬 더 화나는 일입니다.
현행 조례에도 무상급식의 근거 조항은 있지만
경북도의회의 예산삭감으로 구미시에 들어오는 예산이 날아가버리니 말입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 남유진 구미시장, 심정규 도의원 등
보수 성향임에도 전향적으로 무상급식을 검토하신 분들의 보람이 많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경북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은
예산특위나 본회의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당 소속 없는 교육의원이 대다수인 교육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교육의원 후보들의 명함에 정책에 관련된 것은 일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주민들은 "김수민 씨가 교육의원 후보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없는 정책은 새로 배우셔서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동영상 한편 띄웁니다.





@geoji4ever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겁니다.

 


Posted by 김수민

내년 서른살이 된답시고 '좋은 정책 계란한판'을 짜고 있었다. 1번은 '혁신교육'이었다. 혁신학교에 관한 도서를 주문해 손에 받아든 바로 그때 아이쿱 구미생협에서 공지문자를 보냈다. 23일 오후 2시 옥계동 생협사무실에서 '혁신학교 간담회'가 열린다는 소식이었다.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의 주요정책으로 소개되었던 혁신학교의 골자는 내가 그리는 학교 그대로다. 학생인권 보장, 민주적 학교운영, 학급당 적은 학생수, 교원의 자율적인 맞춤형 교육, 협동식 토론학습, 지역사회와의 협력, 줄세우지 않는 절대평가... 마침 운때가 맞아 떨어진 탓일까. 혁신학교를 준비하는 교사들이 있었다.

혁신학교에 관심을 가진 학모와 학부, 그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로 생협의 작은 사무실이 꽉 찼다. 그들 중 상당수가 대안학교 입학을 고민했다고 한다. 나는 어느날 한 후배에게 "자녀를 낳으면 대안학교에 보내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글쎄. 자녀가 간절히 원한다면 가도록 하겠지만, 대안학교보다는 공교육이 낫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가 특별히 '일반적인 상황'을 피해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대안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개성적이다. 그런데 그 학생들끼리 견줘보면 비슷비슷하다. 현실적으로 대안학교는 공교육에 적응못한 이른바 '문제아'들이 가기도 하지만, 고학력 중산층에 속하며 혁신적 성향을 가진 학부모들의 자녀들이 많이 간다. 끼리끼리 어울리다가 사람의 사회적인 체질이 약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나로서는 아이를 특별하고 예외적인 영역에 들어가도록 적극적으로 주선하고 싶지 않았다.

선물로 주어지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억압과 해방의 과정을 거친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다. 유럽의 민주주의와 일본의 민주주의를 대조하면 금세 알 수 있다. 정말로 피해가야 한다면 몰라도, (내게 자녀가 있다면) 어지간하면 자녀가 친구들과 함께 불합리한 현실을 겪고 이것을 손수 뚫고 나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움을 주고 일정한 보호권을 행사할 어른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전제다.

또한 그저 어른이나 부모로서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운동가, 정치인으로서 공교육 혁신에 필요한 에너지를 과도하게 대안학교에 쏟는 것을 경계한다. 답은 공교육 혁신, 혁신적 공교육이다. 대안학교를 보낼 엄두도 못내는, 아니 대안학교가 뭔지도 모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놔두고 대안교육을 추구한다는 것은 또다른 특권 추구에 다름 아니다.

혁신학교는 또다른 별천지가 아니다. 그리 될 수는 있겠지만 그리 되면 안 된다. 혁신학교는 희망을 전염시키는 시범학교다. 나는 간담회 자리에서 어렴풋하게나마 '혁신학교 벨트'와 '교육혁신특구'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지 않아도 내 지역구는 이미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이다.

또 나는 혁신학교가 취지를 오해한 기성세력에 의해 변질될 가능성을 미리 제기하였다. 소위 명품교육과 명문학교 육성에 정신팔린 세력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그들이 혁신학교의 실내용에 반발하여 프로젝트를 무산시킬 수 있다. 정치인은 시민사회와 운동진영의 요구를 제도화하는 것이 임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앞장서서 헤치고 싸워나가야 한다. 혁신학교를 망가뜨리거나 거부하는 이들에 맞서 싸울 것이다.

현재 자녀가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이것저것 가릴 만한 입장이 못 된다. 그러나 좀 더 어린 학생의 부모들은 비판정신과 여유로움을 함께 품으며 정말로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 선거기간 만난 인의주공의 어머님들은 "아이가 숙제와 학원으로 잠을 못 자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함께 걱정했지만 나는 희망을 가졌다. 이제 사람들은 예전 같지 않았다. 황상동에 사는 한 어머님은 명문학교 육성론에 대해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명문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어쩌라는 말인가."

어제 간담회에 온 조합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절박함과 문제의식을, 또 여러가지 미래를 두고 깊이 고민한 사람다운 치열함을 느꼈다. 서울대 입학생 수로 일희일비하고, '자율형 사립고'를 마치 구원군으로 생각하는 지역사회 일각의 작태에 분노와 갑갑함을 느끼던 차였다. 문제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그러나 그들이 제 아무리 교육기득권을 장악해도 그들이 좌지우지하지 못하는 영역을 만들어나간다면 뒤쳐지는 구미교육도 바뀔 것이다. 

경북도의회는 예결특위도 아닌 교육위원회 주도로 무상급식 지원 예산 40억을 전액삭감했다. 구미시의회에서도 무상급식 조례안이 보류된 상황이다. 다른 원대한 꿈도 아닌 의무교육도 이렇게 지리멸렬한 절망적 상황에서도 나는 혁신학교를 그리는 분들과 함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Posted by 김수민
20일 열린 산업건설위원회에는 '구미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올라왔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무상급식'입니다. 다른 상임위 소속인 저는 방송을 통해 회의를 지켜보았습니다.

무상급식 예산은 지난번 본예산 심사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그런데 김정곤(공단 광평 비산 신평, 무소속) 의원님과 윤종호(도개 산동 양포 장천 해평, 친박연합) 의원님이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찬성의견을 밝힌 의원은 김성현(도량 선주원남, 민주노동당) 의원님이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회의는 정회에 들어갔고, 몇분 뒤 다시 카메라가 켜지자 조례개정안이 "보류"되었다는 발표가 났습니다.

예산은 통과되고 조례안은 보류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통과된 예산은? 무상급식에 쓰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만일 그게 옳다면, 예산안 심사 때는 가만히 있다가 조례안을 보류시키는, 자승자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조례안으로도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구미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의 일부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3조(급식경비지원) ① 시장은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품비 중 우리 농 축 수산물을 사용하는 경우 WTO 농업협정에 허용된 범위 내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③ 시장은 저소득층 자녀 또는 농촌지역 학생 및 의무교육 대상학교의 학생에 대한 급식비를 지원할 수 있다.

당초 구미시가 내년도에 하려는 무상급식은 읍지역과 동지역의 초등학교 1~3학년,
면지역의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합니다.

기존의 이 조례에 따라도, 저소득층 학생 뿐만 아니라 구미 전체의 초등학생, 중학생과 읍 면 지역의 고등학생
들에게 급식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규모의 제한 따위는 없습니다.

무상급식 조례안이 아니라 무상급식 예산까지 막으려거든 조례를 개정하여 "저소득층 자녀에게만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고 해야 합니다.

예산통과에 이어 조례개정안을 보류시킨 것도 황당한데, 기존 조례까지 잘못 해석할 경우
저로서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무상급식 반대측 시의원들의 주장은 "부담할 형편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였습니다.

무상급식 조례가 끝내 부결되거나 예산집행마저 막힐 경우
그 원리, 아주 일관되게 적용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김수민
오늘 있었던 조례 심사에 <구미시 참전유공자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이 올라왔습니다. 기존 월2만원이던 참전자 수당을 3만원으로 인상하고, 고엽제유공자와 상이군경에 대해서도 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에 "유공자 수당은 노령수당이 아니니, 만65세 이상이라는 단서조항을 폐지하자"고 말했습니다. 상임위에서는 이 의견이 받아들여졌고, 주민생활지원국장과 주민생활지원과장도 동의하였습니다. 오늘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된 조례가 23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내년부터 65세 미만의 베트남전쟁 유공자들에게도 함께 수당을 지급하게 됩니다. 별도로 국비나 도비 지원이 없어서 작은 금액이지만 상징적 의미는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전쟁이 잘못된 전쟁이라고 단언합니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서도 이를 인정합니다. 클린턴 대통령이나 존 케리 전 대통령 후보 등은 반전세력 출신이죠. 특히 케리는 참전용사 출신의 반전운동가였습니다. 

베트남전쟁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베트남 독립을 쟁취하려는 민족해방세력과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외세와의 싸움입니다. 우리가 베트콩이라 부르는 이들은 일제시대 만주에서 투쟁하던 무장세력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정부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여 식민지 해방을 저지하려고 했던 가해자입니다. 저는 베트남 참전용사 역시 '자유의 수호자'라고 보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군이 현지에서 자행한 민간인학살은 미국과 견주어도 상당한 수준으로 여전히 '한국'이라는 말에 치를 떠는 베트남인들이 존재할 정도입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참전용사들은 반전주의적 입장이 매우 미약합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들을 싫어하시는 참전용사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이 싫어하거나 말거나, 저는 베트남전쟁에 비판적이며, 그러면서도 전쟁유공자 명예수당은 보편적으로 지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베트남전쟁의 최대 피해자들이 베트남 민간인들이고, 최대 가해자가 미국 정부라고 한다면, 한국의 참전용사들은 양자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고엽제 피해나 상이군경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예전에 <유리구슬>이라는 특집드라마가 방영된 적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지역이었던 노근리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월남전에 뛰어들어 민간인학살의 죄책감을 안게 되었고, 부유하면서도 타락한 삶 끝에 고엽제 후유증이 도져 죽어간다는 내용입니다. 탤런트 정은표 씨가 주연을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참전유공자들도 피해자인 것입니다. 그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면, 그러한 관점에서 지급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연히 연령 제한은 불필요한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베트남에게, 한국 정부는 베트남과 한국 국민에게, 한국 국민은 베트남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지나간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는 건 이만큼 거대합니다. 다만 제가 시의원으로서 지자체가 참전용사들에게 취할 태도가 무엇인지 제시할 수는 있었습니다.

참전용사 분들 중 몇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옳은 전쟁이었다"고 믿으실지, 혹은 다르게 생각하실지 저는 잘 모릅니다. 또 앞으로 '사회단체 보조금' 등에 관한 심사에서 전쟁유공자 단체와 불편한 관계에 서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얼마 전 본예산 심사에서 저는 전적지 순례 등 전쟁유공자단체의 각종 순례 예산의 반액 삭감을 요망한 바도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전쟁유공자'에게 지급한다는 수당이 나이를 가릴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베트남전쟁 막바지에 스무살이었던 사람도 지금 벌써 57세입니다. 통계로도 65세 미만은 65세 이상보다 훨씬 적습니다. 
 
Posted by 김수민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K의원과 K의원은 마치 본인들만이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추진하는 독보적 주체 인 냥 합리적 추진에 공감대를 가진 절대다수 의원들의 의사와는 별도로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현안의 특성에 따라 합리적조율의 묘를 발휘해주는 의회 모습이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경북문화신문> 박순갑 발행인 논평, "구미·무상급식 지체할 수없는 현안이다: 시의회의 각론과 소수의견에 문제있다". 2010. 10. 11.  


구미시의회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K의원이 누군지는 뻔히 압니다. (언론의 비판기능이 빛바래지 않도록 실명으로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미시의회 대다수 의원들이 무상급식에 찬성했다가, 저를 비롯한 몇몇 의원들 때문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같은 내용은 며칠 전 같은 신문의 의원 익명 인터뷰에도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겪었던 과정들을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6.2지방선거 직후 경북문화신문에서 전 의원을 상대로 학교무상급식에 관한 견해를 물었고, 대다수가 찬성이라고 응답했습니다.

2. 저는 의장선거 과정에서 정책적 기준을 중시했고 동료 의원들에게 물어본 결과 무상급식에 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3. 학교친환경무상급식은 중대한 사안인데, 이러한 사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구미시의회가 첫해부터 큰 족적을 남기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남은 건 의지 문제였습니다.

4. 임기 시작후 한달여간 업무파악을 하였고, 회기가 없던 8월 무상급식 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주변 교육관계자들과 상의 끝에 조례안을 작성해보았고, 동료 의원들과 논의하기 위해 전체 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조례를 발의하려면 5명의 연서명만 있어도 되긴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는 사안이며, 발의 과정에서 최대한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대표발의를 하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대표발의는 독창적으로 아이디어를 짜서 발의 계획을 세운 의원이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학교무상급식에서 대표발의자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찬성하는 의원 전부가 공통발의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례 논의를 하려니, 누구한테는 먼저 가서 상의하고, 다른 누구한테는 좀 늦게 가서 상의하는 게 꺼림직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메일을 발송하였던 것입니다.

메일을 보내고 부정적 반응에 부닥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의원님은 "아주 잘 짰더라. 논의를 잘해보자"고 하셨고, 어떤 의원님은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히셨지만 메일 발송에는 매우 따뜻하게 응해주셨습니다. 또다른 어떤 의원님은 "김의원, 이번에 조례안 올리지 그래"하시기도 했습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5. 저는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라 산업건설위원회 동향을 다는 모릅니다. 다만 무상급식 관철의 의지가 뚜렷한 다른 의원 분이 "대표발의자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식의 시선을 받았다고는 합니다. 저나 그분이나 잠시간의 오해에 처했던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6. 행사장이나 식사 자리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는 힘듭니다. 조례심사나 예결산심사를 하는 상임위 회의에서도 새로운 정책 이야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기회는 전체 의원간담회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체의원간담회에서 무상급식에 관한 토론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사안으로 올라와도 다른 사안에 섞여서 올라오기 때문이며, 넉넉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9월 15일 본회의 이전에 열린 의원간담회도 서둘러 끝났고, 10월 2일 본회의 직후에 열린 의원간담회 역시 이후의 행사 일정과 맞물려 부랴부랴 끝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상급식에 관해 명확하게 찬반을 밝힌 의원은 소수였습니다. 이 의원들이 최근 계속 이니셜로 거론이 되는군요.

7. 저는 지역주민들께 설명할 때 무상급식은 대다수 시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얼마 전 개최된 풀뿌리희망연대의 토론회에서도 "의원 대다수가 찬성이다. 특히 여성 의원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여성 의원들을 다음 시의회에 많이 들여보내달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8. 아무리 중간중간 뒤돌아보며 신중하게 걸어도, 다른 사람이 앉아 있거나 뒷걸음치면 앞서 나가는 것인 듯 착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태도는 그러한 착시에 속고 착각을 전달하는 게 아닙니다. 전후 맥락을 충분히 취재했으면 그러한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9. 조금 근본적으로 문제를 짚었으면 합니다.

첫째, 무상급식 추진 의사를 구미시 집행부에서 밝히면서 의회 분위기가 지켜보는 쪽으로 흐른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황이 명확하지 않아, 의회의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본 저 같은 의원도 있습니다. 양자간의 차이가 소극성과 적극성을 낳은 것입니다.

둘째, 무상급식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지방의회의 입법기능이 둔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집행부가 완성된 안을 짜오기를 기다리는 태도가 발생하기도 했고, 어떤 의원 분은 제게 "시정질문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계획은 일단 짜놓고 어떻게 할지 계속 집행부가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시정질문을 한들 안한들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10. 지금까지 사건의 스스로 돌아보자면 저는 무상급식의 독보적 주체가 될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러한 저를 독보적 주체로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Posted by 김수민

개나 걸이나 '복지병'을 운운하던 몇년전이 참 격세지감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근래에도 그걸 운운하는 분이 있습니다. 어떤 원로 교육인이 "복지를 실시한 유럽은 다 어렵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서브프라임모기지부터 해서 경제위기가 왔는데 그게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었습니까? 제가 신문을 잘못 읽었습니까?"라고 물어보려다 말았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을 비롯해 '복지' 담론이 하나의 유행이 된 느낌입니다. 근래에는 박근혜 의원과 정동영 의원도 선두에 서려고 하더군요.

만일 박근혜 의원이 정권을 잡아 작심하고 복지를 편다면, 그것은 독일의 비스마르크 정권과 비슷한 차원일 것입니다. 보수 주도형 복지체제죠. 하지만 저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박 의원이 복지 담론을 펴는 건 자신이 집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돌아봐도 압니다. 대통령후보 시절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욱 시장만능주의적인, 한국의 대처를 방불케하는 논의를 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그 부유성에 대한 거부감과 도덕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로소 박 의원은 차별화전략을 썼습니다. 박 의원에게는 복지에 관한 한 이렇다 할 철학이 없습니다. '다 같이 잘먹었으면 좋겠다'는 국민 평균의 감수성에 충실할 뿐이죠. 복지사회로 이행하는 실천방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줄푸세' 운운하면서 감세를 주장한 장본인이 무슨 수로? 아마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MB정권과 비슷한 수준의 정책을 폈을 것이고, 정권을 잡지 못한 이명박 쪽에서 되레 복지 담론을 폈을 겁니다. 정동영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여당일 적 무엇을 했나요? 2002년 대선 시즌에서는 중도개혁파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극좌적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앞장서서 실용주의를 주창하였죠. 최근 '반성문'을 제출하지만 아직까지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진보개혁세력 일각을 보면서도 저는 의아함을 가집니다. 유럽식 복지국가 노선을 이야기합니다. 하기야 요즘은 보수층에서도 '유럽'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진보개혁세력은 '증세' 강령이나 보편적 복지 철학을 뚜렷하게 견지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유럽식 복지국가노선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로 이행하는 전략은 엉뚱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럽식 복지국가의 형성 과정을 대략 살펴보지요. 흔히 세금을 올려 사람에게 투자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성숙한 문화와 정치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보지요. 특수한 사례를 빼자면 복지가 무르익은 국가는 자본주의 모순에 의해 발생한 투쟁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쉽게 말해서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싸움입니다. 게다가 당시의 흐름은 러시아혁명에 얽혀 있었습니다. 러시아혁명은 우리나라의 3.1운동에도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을 주었죠. 북유럽이나 서유럽에서도 사회주의정치세력이 등장했고, 이들은 노동계급운동과 제도권에서의 정당활동에 양 중심축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한국보다는) 성숙하고 공동체주의적인 기풍을 가진 자본가계급이 '혁명을 당할 바엔 타협을 하자'면서 만들어진 게 복지체제입니다. 국민의식이 발달해 그냥 선거로 증세와 재분배를 결정한 게 아니라는 거죠.

유럽 중에서도 북유럽은 서유럽보다 세율이 더 높습니다. 여기에도 당연히 과정이 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발렌베리 가문이 국가의 경제력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고, 심지어 경영 세습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혹해 삼성재벌측에서 스웨덴을 잠시 공부하기도 하였다죠? 하지만 세금을 많이 내야 하므로, 한국의 재벌이 발렌베리를 벤치마킹하긴 어려울 겁니다. 스웨덴은 대기업중심체제이고, 동일노동-동일임금 정책이 관철되면서 약한 중소기업이 망하고 그 노동자들은 대기업으로 흡수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반대급부가 높은 세율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대기업위주로 가기 어렵고 중견기업 육성으로 가야 하기에, 스웨덴처럼 높은 세율을 부유층에게 매기기는 힘들 겁니다. 그래도, 프랑스, 독일처럼 가려고 해도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저는 박근혜 의원이 복지정치를 펼 수 없다고 감히 장담하는 것입니다.

요즘 진보개혁진영 일각에서 이름도 외우기 힘든 여러 조직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쪽은 야권을 포괄한 빅텐트론을 펴고 있고, 어떤 쪽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들의 연합정당 구성을 이야기합니다. 양쪽의 공통점이라면 한나라당에 대응하는 좀 더 큰 정치세력을 만들자는 것이죠. 그리고 기존의 민주화담론에 보편적 복지 담론을 결합한 형태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까 살펴본 유럽복지국가의 사례를 보자면, 진보와 보수를 명확하게 가를 수 있는 기준은 '노동'에서 나옵니다. '복지'도 보수에서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선별적 복지가 주로 보수파에서 나오는 의견이라면, 진보는 보편적 복지론을 폅니다. 그러나 보편적 복지도 노동계급운동 같은 아래로부터의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 없이는 힘듭니다. 몇몇 복지정책이 보편적으로 시행된다 한들, 위로부터, 또는 진보적이라고 해도 정치나 운동의 엘리트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라면 지극히 한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학교무상급식'을 볼까요. 강력하게 조직된 노동운동이 요구한다면 더 빨리, 더 제대로 실시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노조측이 임금협상에서 자본가측에게 "임금협상안을 양보하겠다. 대신 노사 공동으로 정부에 무상급식을 요구하자"고 할 여지도 충분히 있는 거지요.

그런데 현재의 복지 담론에는 '노동'이 쏙 빠져 있고, 박근혜씨나 홍준표씨 등은 나름대로 자신이 복지지향적이라고 착각하며, 진보개혁세력도 정책적 진일보보다는 세력연합부터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일부 진보세력이 이야기하는 연합논의는 유럽에서 나타난 진보좌파정당이 아니라, 미국식 민주당 모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진보'라고 하기는 무리입니다. 제 기억에 따르면 고등학교 교과서 혹은 문제지에도 미국 정치구도는 '중도' 대 '보수'라고 나옵니다.

미국 민주당은 태생적으로 진보정당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계급적이거나 사회경제적인 기준이 아니라, '어느 종교를 믿는가', '어느 나라 출신인가', '무슨 영업을 하는가?', '어느 지역에 사는가' 등을 두고 각축해왔던 것입니다. 유럽 정치와는 다른 미국의 구도를 두고 '미국 예외주의' 담론이 연구되기도 했었죠. 미국 민주당이 상대적 진보색을 띠게 된 건 루즈벨트 집권기, 즉 뉴딜시대부터였습니다. '잊혀진 자들을 위한다'는 모토로 뉴딜정책은 완전고용과 사회보장을 지향하였습니다. 노동운동을 진압하려는 경찰이 정부에 의해 진압당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식 뉴딜정책은 자본주의의 극복보다는 그래도 '개선 및 유지'에 가까웠고, 유럽식 사민주의보다는 미국식 자유주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미국의 양대노총 AFL과 CIO도 민주당의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능동적으로 노조가 정치세력을 형성했던 유럽과는 달리, 양당제 구도에서 민주당을 택해 기울어진 수준입니다. 미국 노조의 이러한 정치방침은 제3의 진보정당이 탄생하는 출구를 막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결국 미국식 정치구도는 유럽에 비해 수준이 낮은 미국식 복지모델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결 속에, 때로는 공화당에 의해 복지가 후퇴하고, 때로는 민주당 스스로가 우경화되어 복지를 축소하기도 하는 사태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렇게 미국 역사를 돌아보면, 요즘 참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나 복지를 말한다고는 하지만, 유럽식 복지국가노선을 목표로 설정해두고 그 과정은 미국식으로 밟아나가려는 아이러니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복지사회가 펴는 정책 선례만을 참고할 것이 아니라, 그 사회가 형성되어왔던 과정과 역사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마 스웨덴 노총 LO의 역사만 살펴봐도, 어설프게 복지담론에 편승하는 보수파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내뺄 것 같은데요. 진보개혁진영도 다시 숙고해야 합니다. 아무리 사민주의가 '개량적'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민주의는 현재 한국의 진보개혁진영보다 더 좌파적인 운동가, 정치인들이 이룩한 것입니다.

Posted by 김수민
"사퇴를 하든, 완주를 하든…"
[투고] ‘반한나라 담론’을 넘어서고자 했던 무당적 진보주의자가

나는 2008년 총선의 덕양갑 단일화 시도, 2009년 재보선의 울산북구 단일화에 반대해 진보신당을 탈당했던 시민이다. 나는 단일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수도 있다. 나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 논의를 시작했을 때, 민주노동당이 연정 반대가 아니라 ‘조건부 연정론’을 세우기를 바라기도 했다. 비록 소수정당이지만 연합을 통해 다수정당이 중단기적 정책을 수용케 할 수 있다면야.

다만, 정책조건이 아닌 선거공학을 중심으로 세우고 진행하는 단일화는 반대한다. 내용 없는 단일화는 되레 범한나라당 진영을 결집시킬 뿐더러, 정치를 혐오하는 서민층 비투표자들을 그대로 고립시킨다. 결국 단일화에 나선 각각의 정당에도 도움이 되기 힘들 것이다. 김기식 씨의 ‘연합정당론’이 대안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당적이 없는 처지지만,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의 저조한 득표도, 경기도지사 후보의 중도 사퇴도 안타깝다. 분당 이후에도 투쟁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나가던 민주노동당의 단일화 방침이 너무 단순하였다는 데도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밟히는 것은 진보정치진영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일화나 연합을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길이 있을 터이므로, 더 안타깝다.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한 심상정 전 대표는 그간의 ‘좌파적 이미지’를 깨고 마치 오랫동안 숨겨놓은 속내를 털어놓듯 ‘정계개편론’을 꺼내들었다. 끝까지 달린 노회찬 대표조차 단일화 논의 자체에 항변하기보다 ‘한명숙 후보에게도 단일화 실패의 책임이 있다’는 수위의 반론에 머물렀다. 단일화 자체를 물리칠 만한 강한 독자성을 확보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대안적 단일화를 모색할 수 있는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더욱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이 정당이 수도권에서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것은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분명 경사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특유의 뚝심으로 지역에 투신했던 대가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과거 한미FTA 등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쪽과 이제 연합하게 된 배경은 두고두고 설명 혹은 해명해야 할 주제로 남을 것 같다.

내가 진보정당에 조금이나마 기대한 건 ‘2등일 때는 단일화하고, 3등일 때는 버티는’ 자세가 아니라, 가치와 정책을 우선 기준으로 두고 꿋꿋이 완주할 수도, 과감히 양보할 수도 있는 결기였다. 그러나 그간의 과정을 복기하자면 진보정당은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연합에 적극 나선 민주노동당이나, 5+4 연석회의에 들어갔다가 나온 진보신당이나 그점이 부족했다.

'반한나라'가 아니라 '보편적 복지'를

한편, 이번 선거에서 도드라진 것은 지방의원, 특히 기초의원 선거에서 일어난 제 정당 혹은 시민사회의 연대였다. 구미 지역 역시, 재야 세력의 연대로 구미풀뿌리희망연대의 출범이 있었다. 내가 그 일원이 된 이유는 이 연대가 한나라당의 지방자치독점에 대한 반사작용, 그 이상이었던 덕분이다.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발족선언문에서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경제적 민주주의의 후퇴로 인한 사회 양극화는 또 다른 사회적 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지역 중소상인의 경제적 어려움,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등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풀뿌리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전한 나는 이 바탕 위에서 ‘반한나라당’ 담론을 넘어서는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었다. 이미 지역구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혐오 정서가 팽배해 있었지만, 나는 유권자들에게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한나라당, 친박이나 민주당이나, 이마나 마빡이나, 그게 그거 아닙니까. 단순히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걸 넘어서서 우리 갈 길을 갑시다”라고 말했다.

   
  ▲ 경북 구미에서 무소속 시의원으로 출마한 김수민 당선자 (사진=김수민 블로그)

이는 내내 ‘우리가 진짜 친박이다’를 외치던 한나라당과 친박연합과 대비되었다. 선거 연설이 있을 때마다 나는 우리네 삶이 지금 과연 자연스럽고 올바른지를 유권자들에게, 또 스스로에게 거푸 질문했다. “이명박 정권이...”라고 한마디 운을 뗄 때마다 행인들이 순간 돌아보는 현상을 마주하면서도, 결론과 대안(주민참여예산제와 마을협동교육, 책임보육, 어르신 복지)을 시종일관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비록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기권하거나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후보를 멋모르고 지지하는 사례를 제대로 막지 못했지만, ‘보편적 복지’ 담론으로 철저히 승부해 우리동네에서라도 새로운 구도를 쓰려고 노력한 성과는 얼마간 거두었다.

예전 진보정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도울 때는 ‘3, 40대 고학력 회사원’들이 주요 지지층임을 매번 실감했지만(그리고 이런 사정이 자유주의 정당도 마찬가지인 탓에 진보개혁진영의 기반이 한정적임을 깨달았지만) , 이번은 사뭇 달랐다. ‘정말로 새로운, 없는 사람을 위한 정치를 바란다’는 서민층의 지지를 체감했다. 그래서 당선 직후 기간제 노동자로서 민주노총 경북일반노조에 가입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고, 지역구에 곧 불어닥칠 전통시장 탄압에 대비하는 어깨가 무겁다.

아마 이처럼 다른 지역의 진보 개혁 성향의 지방의원 후보들도 ‘한나라당 반대’를 넘어서서 포지티브한 담론을 펼쳤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의의는 ‘작은 곳에서의 변화와 승리’에 있다. 다만 이것이 왜 좀 더 큰 영역으로 확산되지 못했는지 아쉽고, 또 앞으로의 선거가 우려스럽고 걱정된다.

진보의 가치와 정책이 먼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유예했던 ‘진보적 가치와 정책’을 고집스레 내세우고 선거연합의 조건으로 걸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미FTA반대에 귀납적으로라도 접근(SSM 규제, ISD의 지방자치 훼손 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총선과 대선에서 이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공공부문 노동자 정규직화’도 이번 선거의 이슈가 될 수 있었다. 다음 총선과 대선은 더 큰 선거이니 만큼 그에 걸맞는 정책조건을 걸어야 할 것이다. 조세 및 재분배, 교육혁신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보안법 폐지, 선거제도 개편 등 자유주의 진영과 진보 진영이 예전부터 접점을 형성했던 과제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서 완주를 해도 좋고 양보를 해도 좋다. 그 폭은 유연하게 잡아달라. 그러나 반드시 정책조건, 우리가 그동안 싸우며 지향했던 가치들을 전면에 내세워달라. 블록버스터의 엑스트라로 전락하기보다 독립영화의 연출가, 작가, 주연이 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만일 이게 성공한다면, 설령 중도 자유주의 세력과 손을 잡고 더 거대한 판을 만드는 경우에도 단순한 ‘반MB’가 아닌 ‘서민복지동맹’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무조건적 반한나라당연합이나 ‘연합정당론’은 물론, 진보양당의 재통합론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각자가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뚜렷이 견지한 채 상당한 공통점을 찾아나가고 연대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나는 구미에서 진보양당의 당원들, 민주노동당을 나왔지만 진보신당에 들어가지 않은 분들, 나처럼 당 바깥에 있지만 진보정치를 지향하는 분들을 규합하는 일을 모색하고 있다. 뭉치는 게 그저 좋아서가 아니라, 각자가 달고 있는 간판의 차이를 뛰어넘어 개개인간에 서로 통하고 공감하는 바가 크다는 걸 벌써 확인했기 때문이다.

1991년 지방선거와 이듬해 총선, 어린이였던 나는 어쩌다 구미 지역 민중당 후보들의 활약을 보았고, 이를 가슴에 품은 채 자랐다. 진보정당에서 항의 탈당을 하고 운동의 전망을 찾다가 풀뿌리 정치에 도전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소속이라는 것이 서글펐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강령으로 다시 돌아가서, 고립을 감수하건 연합에 나서건 이에 철저히 바탕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닥친 실험을 돌파한다면 언젠가는 각자가 처한 질곡을 뚫고 진보정치의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2010년 06월 16일 (수) 14:32:04 김수민 woodstocksm@naver.com

Posted by 김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