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이라고 다 같은 무소속은 아닙니다. 특별한 정치지향은 없지만 한번 일해보겠다거나 자리에 앉겠다는 분도 계시고, 특정 정당에 공천을 희망했다가 탈락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분도 계십니다. 구미 이곳저곳에서도 후자와 같은 분들이 많을 전망인지라 지역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이 됩니다. 법적으로 공천불복을 원천봉쇄해야 할 터인데 이게 당장에 불가능하다면 결정은 유권자들께 맡길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위에서 든 무소속 후보의 사례와는 완전히 다른 후보자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꾸준히 어떠한 무소속인가, 하는 질문에, 찾아뵈면서 드릴 이야기들, 블로그와 선거공보물에 들어갈 모든 문구들로써 답변할 것입니다. 일단, 저는 제가 사표로 삼고 있는 분들을 예시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무소속으로 당선이 되어 지방의정 및 시정을 펼치셨거나, 혹은 현재 무소속 정치인의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입니다. 일곱 분을 가나다 순으로 소개하겠습니다.
1. 김두관
1995년과 1998년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했습니다.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30대의 나이로 승리했다는 것이 큰 뉴스였습니다. 농민회에서 일하셨고 마을 이장을 역임하신 경력이 있습니다. <남해신문>으로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풀뿌리주민운동이 배출한 단체장이었죠. 2003년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2. 김혜련
2002년 무소속 후보로 고양시의원 당선. 전국최연소 시의원(만25세 7개월). 부천 씨마1020 문화센터와 환경운동연합 회원팀에서 일하셨습니다. 생태환경과 교육 및 보육 분야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성실한 활동을 펼치시는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여성민우회 선정, 행정사무감사 우수위원으로 선정되었구요. 정치적으로는 녹색당을 지향하십니다. 제가 존경하는 평화운동가 정욱식 씨랑 한집에 사신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3. 서형원
2006년 무소속 후보로 과천시의원 당선. 경력을 옮겨 간추리자니 힘이 드네요. 숱한 풀뿌리운동과 문화모임, 언론활동(제가 글을 썼던 웹진 <대자보>의 편집위원이셨던 적도 있네요),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생태환경운동에 참여하셨기 때문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민중당 활동을 하셨고 나중에는 초록정치연대 활동을 통해 '녹색당'을 지향하셨습니다. EBS 장학퀴즈 출제위원도 하셨다고 합니다. :-D
4. 신정훈
1995년과 1998년 무소속 농민후보로 도의원 당선, 2002년, 2006년에 무소속으로 나주시장에 당선했습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네차례 연속으로 파란을 일으키신 거지요. '나주' 하면 '배'를 떠올리는데, 배농사를 짓기도 했답니다. 고려대 재학 중 학생운동에, 귀향 뒤 농민운동에 투신하였고, 수세(水稅) 거부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화훼생산단지 조성 중 자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영농조합을 지원했다가 배임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시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이것이 도의적 문제인지 법적 해석의 차이에서 나온 것인지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듯합니다. 다만 지난 풀뿌리운동과 의정, 시정활동은 여러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참고가 될 듯합니다.)
5. 이갑용
민주노동당 후보로 2002년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 현재는 무소속입니다. 앞으로 어떤 정치, 운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분의 시정에서 특히 참고하고 있는 사안은 '주민참여예산제'이며, 얼마 전 나온 <길은 복잡하지 않다>라는 저서에서 중고등학교 학생회장들과 면담하는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당선되면 즉시 주민자문회의를 구성하며 초중고등학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6. 이재용
1995년과 2002년 무소속으로 대구 남구청장에 당선. 치과의사를 하시면서 극단 '처용'의 대표도 하셨습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환경운동연합, 한국연극협회 등에서 활동하셨습니다. 전국적으로 미군기지반환운동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전국 자치단체장 중 가장 닮고 싶은 단체장 1위'에 선정되었었고, 재직 당시 남구청은 '가장 근무하고 싶은 구청'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환경부장관을 역임했습니다.
7. 조승수
1995년 무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되었고, 1998년 무소속으로 울산 북구청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기초의원 재직 중에 울산이 광역시가 되었고 북구가 동구로부터 분리되어 생겼는데, 농담조로 '북구의 시조'라고 불리시는 걸 얼핏 들은 적 있습니다. 의정활동 이전에는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에 참여하셨습니다. 2004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가 억울한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2009년 재보선에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로 복귀했습니다.
이제 구미에서도 이런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이 나와야 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어떤 분이라도 해내셨으면 합니다.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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