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에 이어 오늘도 진평동, 황상동 쪽 한적한 곳을 돌았습니다.
처음부터 번화가에 나와 살포하듯 명함을 뿌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예의가 아닙니다.
오늘 제가 주로 마주친 분들은 아주머님들이셨습니다.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법한 어머님들은 오히려 반응이 뚜렷하셨습니다.
반면 그보다 젊고 아이가 어린 어머님들은 아직은 무관심층이 많았습니다.
아직까지 선거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 뻘쭘하기 이를 데 없지요.
조금이라도 먼저, 많이 거리를 누비며 주민들과 인사하고 싶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좀 다를 수밖에 없고요.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분들도 많으셨지만 이따금 잡상인 대하듯 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보통 '시의원'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만은 않으니까요.
저도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정치인들을 자주 욕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욕할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주민들의 무관심, 국민적 수준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저조한 투표율이 정상적인 현상은 절대 아니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께도 모종의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끊임없이 지리한 정치현실에 대해 무언의 경고를 날리며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을 테스트하고 계십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정치를 통해 사회경제를 개선해야 할 수밖에 없는 서민층의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사실입니다.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하다 싶어 환호작약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로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보다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게 어쩌면 더 중한 임무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저한테 마음의 감사패를 주시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죠.
한 아파트에서 중년 남성 시민을 뵈었습니다. 그분은 명함을 보시더니 그동안 속에 쌓아뒀던 말씀들을
꺼내시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젊기 때문에 말씀드릴 시간보다 말씀듣는 시간이 더 길 때가 많습니다.
그분 말씀은 이렇습니다.
"지방자치, 이런 거 하면 안돼. 국민 수준에 안 맞아. 그거 해가꼬 전부 끼리끼리 해쳐먹고.
차라리 중앙에서 떨궈서 다 임명을 해버리는 게 나아. 나도 한때 노동운동도 해보고 사물놀이도
배우고 그랬어. 지금 그 뭐냐. 김00니 뭐니 하는 양반들. 노동운동하다가 다 한나라당 갔잖아. 나도 옛날에
젊은 혈기를 갖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말이요, 군사독재를 해버리야 돼. 얼마 전에 그 왜 김용철
변호사니 하는 사람이 폭로하고 그랬잖아. 이 나라는 완전히 다 썪어서 가망이 없어."
한국사회는 한동안 국가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었고, 최근 20년동안은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민주화 이후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말았던 겁니다. 이른바 '박정희신드롬'도
이러한 현실을 두고 분석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저 독재가 좋아서 찬양을 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민주화가 되면서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진행되었지만, 아까 선생님 말씀대로
토호들에게나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죽쒀서 개준 꼴이 된 거지요. 그래서 적지 않은 분들이
그냥 중앙집중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다시 국가지상주의, 중앙집중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아갈 수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박정희 대통령도 이미 집권 후반기에는 시장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하였고
부산, 마산, 대구에서도 민주화 바람은 거세었습니다. 결국 다시 민주화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래서 잘못하면 오늘날의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 뿐입니다.
중앙집중적 정치도 그렇습니다. 지속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색해야 할 것은? 민주주의와 분권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민사회'의 힘을 통해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시장권력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죠.
체제를 형성하는 세가지 축을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라고들 하는데 한국사회는
세번째 영역이 너무나 약했고 거기서 대부분의 부조리가 파생되어 나왔습니다.
'풀뿌리민주주의'는 옵션이 아니라 생존이자 필수입니다.
이러한 목소리가 속에서 꿈틀거리지만, 제가 만난 그 유권자 분도 세상살이에 밝으신 분이고,
저도 배울 게 많은 입장인지라, 그냥 어렵게 설명드리는 게 아니라
뜻을 어떻게 명료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생님께선 제게 시간을 별로 주지 않으셨습니다.^^
최소한의 말씀을 드리는 데도 말대꾸하는 걸로 비쳐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다소 각오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분께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밑속부터 올라오는 그분의 그 지독한 절망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저니까 그분이 그렇게 속뜻을 풀어내셨던 거 아니겠습니까?
시종일관 비관적이셔던 그분은 헤어지며 인사를 드리는 제게 "지금 마음, 변치 말라"고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저도 변해야겠습니다. 더 의지를 가지고 그분이 욕한 현실과 싸워나가고
그분이 절망적인 심정으로 제시한 해결책보다 더 좋은 대안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저의 출마를 아시는 주민 분들은 '무소속 시민 후보로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뚫어내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한나라당이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경쟁 예비후보자님도 그렇게 두렵지 않습니다.
또한 그분들께 딱히 적대감정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또 이제 지역주민들이 그저 한나라당이란 이유로 그 후보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압니다.
만일 한나라당을 찍으신다면, 그것은 단순한 지역주의가 아니라 다른 사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제가 두려운 건요. 무관심 그리고 환멸입니다.
인동, 진미 뿐만 아니라 도의원 출마하신 상당수 후보자들이 박근혜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현수막에 넣으셨더군요.
대형현수막, 비쌉니다. 제가 그렇게 크게 만들 돈이 있으면 정책구호를 몇 글자 더 넣을 텐데...
행여나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구미는 저래 하면 통하는구만"이라고 오해하실까 걱정이 듭니다.
한 지역주민은 "저렇게 사진을 넣어야 되나? 비겁하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와 진미, 인동동 시의원 선거에서 경쟁하고 있는 안주찬, 윤영철 예비후보님은
그러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주민들에게서 현 시의회와 한나라당을 욕하는 목소리를 저는 어제오늘만 해도 많이 들었는데,
정녕... 들리시지 않는 겁니까?
주민들의 목소리보다 정당 공천권이 더 신경 쓰이시나요?
주민들의 마음이 지방자치로부터 떠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번화가에 나와 살포하듯 명함을 뿌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예의가 아닙니다.
오늘 제가 주로 마주친 분들은 아주머님들이셨습니다.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법한 어머님들은 오히려 반응이 뚜렷하셨습니다.
반면 그보다 젊고 아이가 어린 어머님들은 아직은 무관심층이 많았습니다.
아직까지 선거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 뻘쭘하기 이를 데 없지요.
조금이라도 먼저, 많이 거리를 누비며 주민들과 인사하고 싶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좀 다를 수밖에 없고요.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분들도 많으셨지만 이따금 잡상인 대하듯 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보통 '시의원'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만은 않으니까요.
저도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정치인들을 자주 욕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욕할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주민들의 무관심, 국민적 수준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저조한 투표율이 정상적인 현상은 절대 아니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께도 모종의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끊임없이 지리한 정치현실에 대해 무언의 경고를 날리며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을 테스트하고 계십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정치를 통해 사회경제를 개선해야 할 수밖에 없는 서민층의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사실입니다.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하다 싶어 환호작약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로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보다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게 어쩌면 더 중한 임무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저한테 마음의 감사패를 주시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죠.
한 아파트에서 중년 남성 시민을 뵈었습니다. 그분은 명함을 보시더니 그동안 속에 쌓아뒀던 말씀들을
꺼내시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젊기 때문에 말씀드릴 시간보다 말씀듣는 시간이 더 길 때가 많습니다.
그분 말씀은 이렇습니다.
"지방자치, 이런 거 하면 안돼. 국민 수준에 안 맞아. 그거 해가꼬 전부 끼리끼리 해쳐먹고.
차라리 중앙에서 떨궈서 다 임명을 해버리는 게 나아. 나도 한때 노동운동도 해보고 사물놀이도
배우고 그랬어. 지금 그 뭐냐. 김00니 뭐니 하는 양반들. 노동운동하다가 다 한나라당 갔잖아. 나도 옛날에
젊은 혈기를 갖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말이요, 군사독재를 해버리야 돼. 얼마 전에 그 왜 김용철
변호사니 하는 사람이 폭로하고 그랬잖아. 이 나라는 완전히 다 썪어서 가망이 없어."
한국사회는 한동안 국가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었고, 최근 20년동안은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민주화 이후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말았던 겁니다. 이른바 '박정희신드롬'도
이러한 현실을 두고 분석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저 독재가 좋아서 찬양을 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민주화가 되면서 지방분권, 지방자치가 진행되었지만, 아까 선생님 말씀대로
토호들에게나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죽쒀서 개준 꼴이 된 거지요. 그래서 적지 않은 분들이
그냥 중앙집중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다시 국가지상주의, 중앙집중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아갈 수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박정희 대통령도 이미 집권 후반기에는 시장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하였고
부산, 마산, 대구에서도 민주화 바람은 거세었습니다. 결국 다시 민주화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래서 잘못하면 오늘날의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 뿐입니다.
중앙집중적 정치도 그렇습니다. 지속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색해야 할 것은? 민주주의와 분권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민사회'의 힘을 통해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시장권력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죠.
체제를 형성하는 세가지 축을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라고들 하는데 한국사회는
세번째 영역이 너무나 약했고 거기서 대부분의 부조리가 파생되어 나왔습니다.
'풀뿌리민주주의'는 옵션이 아니라 생존이자 필수입니다.
이러한 목소리가 속에서 꿈틀거리지만, 제가 만난 그 유권자 분도 세상살이에 밝으신 분이고,
저도 배울 게 많은 입장인지라, 그냥 어렵게 설명드리는 게 아니라
뜻을 어떻게 명료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생님께선 제게 시간을 별로 주지 않으셨습니다.^^
최소한의 말씀을 드리는 데도 말대꾸하는 걸로 비쳐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다소 각오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분께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밑속부터 올라오는 그분의 그 지독한 절망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저니까 그분이 그렇게 속뜻을 풀어내셨던 거 아니겠습니까?
시종일관 비관적이셔던 그분은 헤어지며 인사를 드리는 제게 "지금 마음, 변치 말라"고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저도 변해야겠습니다. 더 의지를 가지고 그분이 욕한 현실과 싸워나가고
그분이 절망적인 심정으로 제시한 해결책보다 더 좋은 대안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저의 출마를 아시는 주민 분들은 '무소속 시민 후보로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뚫어내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한나라당이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경쟁 예비후보자님도 그렇게 두렵지 않습니다.
또한 그분들께 딱히 적대감정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또 이제 지역주민들이 그저 한나라당이란 이유로 그 후보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압니다.
만일 한나라당을 찍으신다면, 그것은 단순한 지역주의가 아니라 다른 사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제가 두려운 건요. 무관심 그리고 환멸입니다.
인동, 진미 뿐만 아니라 도의원 출마하신 상당수 후보자들이 박근혜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현수막에 넣으셨더군요.
대형현수막, 비쌉니다. 제가 그렇게 크게 만들 돈이 있으면 정책구호를 몇 글자 더 넣을 텐데...
행여나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구미는 저래 하면 통하는구만"이라고 오해하실까 걱정이 듭니다.
한 지역주민은 "저렇게 사진을 넣어야 되나? 비겁하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와 진미, 인동동 시의원 선거에서 경쟁하고 있는 안주찬, 윤영철 예비후보님은
그러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주민들에게서 현 시의회와 한나라당을 욕하는 목소리를 저는 어제오늘만 해도 많이 들었는데,
정녕... 들리시지 않는 겁니까?
주민들의 목소리보다 정당 공천권이 더 신경 쓰이시나요?
주민들의 마음이 지방자치로부터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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