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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먼저다

한국노총 행사 및 외유 보조금, 이것이 노동복지인가?

5개 산별연맹 행사 예산을 멋대로 등반대회로 옮겨놓고

한국노총 계열 성광택시분회, “구미시의회가 체육대회 예산을 삭감”했다고 거짓 선전

말로만 ‘노사민정 화합’, 끼리끼리 어울려 “필리핀에 벤치마킹”

행사 및 외유 보조금이 ‘노동복지 예산’인가?



구미 성광택시 사업장에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발단은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성광택시분회(한국노총 계열)가 2011년 10월 게재한 대자보로, 본 의원이 근래에 입수하였다. 구미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여 체육대회를 치르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의회를 방문해 예산을 “부활”시키겠다는 공언까지 했다. 그러나 2011년도 구미시 예산에는 한국노총 산하 산별연맹의 노사화합행사 예산이 5개 산별연맹에 각각 1천만원씩 총 5천만원이 잡혀 있었다.

 

 

 

 


이 문제를 두고 해당 사업장의 직원들이 최근까지 공방을 벌이고 고발과 고발 철회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노사화합행사 예산이 삭감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이 5천만원은 산별로 치러지는 체육대회가 아닌 ‘노사민정 한마음가족 등반대회’로 옮겨져 집행되었으며,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또한 원래 있던 구미 노사민정 한마음 등반대회 예산 1천만원은 ‘구미 노사민정 한마당 어울림 행사’로 집행되었다.


드러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성광택시분회는 허위 사실로 동료 직원들을 속였다.

둘째, 이 과정에서 구미시의회를 모독했다.

셋째, 책정된 예산이 함부로 변경되어 집행되었다. 산별연맹별 노사화합행사와 한마음 가족등반대회는 행사 성격이 유사하지 않다.

넷째, 다섯 번의 행사가 한 번으로 줄어들어 치러진 노사민정 한마음가족 등반대회에 시 보조금이 5천만원이 소요된 것은 과도하다.


성광택시분회는 허위 사실을 게재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보조금을 감독해야 할 구미시는 부적절하기 그지없는 집행과정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예산 집행의 부적절성, 공방을 촉발한 거짓말에만 있지 않다. 한국노총 중심으로 이뤄지는 행사 및 외유성 예산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다. ‘노동복지’로 분류하기에도 참으로 민망한 예산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노총 구미지부가 실시하는 ‘구미시 노사민정 벤치마킹’이다. 2010년도의 경우, 스위스, 독일을 행선지로 잡아 시 보조금 1억원, 자부담금 4천만원으로 기획되었다가, 행선지를 중국, 베트남으로 변경하여 시 보조금 1억원, 자부담금 4백만원이 집행되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도대체 무엇을 벤치마킹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 행선지 변경에 따른 비용 절감이 시 예산 절감이 아닌 자부담금 절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심각한 현상들을 이유로, 2011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전액삭감되었으며, 2011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다시 올라왔다가 재차 삭감된 사업이다.


그런데 작년 말 2012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의회 내 난상토론 끝에 반액삭감된 채(시 보조금 5천만원, 자부담금 950만원) 살아난 이 사업은 올해는 행선지를 필리핀으로 정했다. 필리핀에서 노사관계에 관해 도대체 무엇을 배울지 의문이 들 뿐이다. 그리고 예산안에는 50명이 다녀올 계획이라고 적혀 있으나, 실제 참석인원은 29명이다.


한마음대회든 체육대회든 외유든 몇몇 사람들이 ‘노사민정’이라는 이름 하에 끼리끼리 ‘어울림’을 하는 일에 시 예산이 지급되는 것은 고용불안과 정리해고, 중소기업 침체가 판을 치는 오늘날의 사회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성광택시 사업장에서 터진 공방은 한 부분일 뿐이다. ‘노사화합행사’ 예산을 둘러싼 잡음과 개선되지 않는 구미시 노사민정 벤치마킹 사업을 계기로, 구미시 행사 및 외유에 치우친 노동복지 예산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고 근본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아울러, 한국노총 중앙과 이용득 위원장에게도 질문한다. 구미지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행태를 알고 있으며,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동자 전반의 권익과 무관할뿐더러 한국노총의 평조합원들의 이익과도 동떨어진 행태이다.


한국노총이 민주노조로 진정 탈바꿈하고자 한다면, 행사와 외유에 드는 비용을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잘못부터 반성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