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구미교육희망네트워크 주최로
교육평론가 이범 선생의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유명한 메가스터디라는 곳의 강사에서
공교육 혁신운동가로 변신해서 더욱 유명하신 분이죠.
이범 씨 뒷편 도표는 각국 학습시간입니다.
한국은 학습총시간은 도표를 뚤고 나갈 지경이고 정규수업, 보충수업, 사교육시간이 압도적입니다.
단 하나, 숙제시간만 짧습니다. 감이 오시나요? ^^;
예전의 학력고사가 지식 테스트였다면 현재의 수능은 역량 시험입니다.
예컨대 언어영역의 지문은 거의가 교과서 바깥에 있는 것입니다.
외국어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법과 어휘에 익숙해도 언어적 역량이 없으면 시험을 잘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에서 학생들의 역량은 신장되고 있지 못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조금 풀어서 말해 자기진단학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이번 강연의 문제의식입니다.
공부를 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기도 하지만
그 시간 중에서 다같이 한꺼번에 공부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숙제시간 등 개별로 공부하는 시간은 비중이 작다는 것에서
한국 교육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범 씨는 고3이 되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부족한 과목과 단원을 열거해서
그것을 만회하는 전략을 주문한다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다 합니다.
이유는 학원 다니느라 오히려 자신이 주도하고 자가 진단하는 공부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구미 교육의 경우는 더 처참할 수밖에 없겠지요.
고교 비평준화라서 그렇습니다.
이범 씨도 구미 지역에 절실한 것이 고교평준화라고 이야기했지만
저 역시 명료하게 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학교 공부는 고교 공부에 비해 '바짝'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고교서열제 하에서 중학생들은 미리부터 치열하게 공부하게 되고
그 '바짝'을 위해 열심히 학원을 다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경우 표면상 성적은 오르게 되지만 학습 역량은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 지나친 공부로 진이 빠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구미시 고등학생이 중학생 시절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원인은
고등학교측의 태만함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잘못된 공부를 했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이점이 진단되지 않기 때문에
고교평준화 여론은 묵살되고, 방향 없는 명문고 육성론이 판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구미교육희망네트워크가 구미에서 해야 할 시급한 사업으로
고교평준화 운동을 꼽습니다.
또 한편 이범 씨 강연에서 귀를 특별히 끈 대목은 '교사들의 현실이 처참하다'는 겁니다.
학부모 대상 교육 강연에서 교사들을 비난하는 연사들이 꽤 있을 텐데 대조적이었습니다.
같은 이치로, 교사 대상 강연에서는 학부모들의 애로사항을 전하는 연사가 훌륭한 연사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