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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청소년

<아동 청소년 권리 조례안> 함께 쓰기

지난 2월 26일 구평동 '마을과 아이들'에서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가 주최한 <아동 청소년 인권 난장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날 이 자리에서 저는 청소년들에게 <아동 청소년 권리 조례안>을 함께 쓰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아동 청소년 권리 조례>는 저의 선거공약사항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각종 권리와 시의 인권옹호 책무를 명시하고, 아동과 청소년이 스스로와 관련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담고 있습니다.

2월말 난장토론회 모습



다만 이 조례는 서울, 경기 등에서 시행하는 <학생인권조례>와 달리 학교현장보다 지역사회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며, '조례'라는 특성상 실효성과 구체성이 태생적으로 부족하다는 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조례는 빨리 발의해서 통과시키기보다는 이 조례의 당사자인 청소년 및 아동과 논의하고 함께 작성하면서 담론을 확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이렇다 할 전례가 없습니다. 일본에는 있지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가와사키 시의 아동 권리 조례입니다. 2000년 가와사키 지방의원 전원이 찬성으로 통과된
이 조례에는 전문(前文)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동은 각자 각자가 하나의 인간이다. 아동은 매우 소중한 가치와 존엄을 지니고 있으며, 개성이나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받고, 자신이 그 자체로서 소중히 여겨지기를 원한다.

아동은 권리의 전면적인 주체이다. 아동은 아동 최선의 이익 확보, 차별금지, 의견존중 등 국제적인 원칙하에 권리를 종합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받는다. 아동에게 있어서 권리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자아실현하며,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아동은 권리가 보장됨으로서 풍요로운 아동기를 보낼 수 있다. 아동의 권리에 대해 학습하고, 실제로 행사하는 과정에서 아동은 권리인식을 깊게 하고, 권리를 실현할 능력,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능력, 책임 등을 익힐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권리가 존중되고 보장받기 위해서는, 동시에 타인의 권리도 존중되고 보장하여야 하며, 각각의 권리를 상호 존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동은 어른과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동반자이다. 아동은 현재 사회의 일원으로서, 미래사회의 주역으로서, 사회의 나아가야 할 길과 형성에 관하여 고유한 역할이 있음과 동시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서 사회는 아동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아동은 동시대를 사는 지구시민으로서, 국내외의 아동과 상호이해·교류를 확대하고, 공생과 평화를 염원하며, 자연을 지키고, 도시의 보다 나은 환경을 창조하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市의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노력은, 市의 모든 사람들의 공동체 삶을 영위케 하는 권리의 보장과 직결된다. 우리들은 아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등의 국제적인 원칙에 따르고, 아동 스스로가 하나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권리가 보장되도록 노력한다.

이에 우리들은 1989년 11월 20일 국제연합총회에서 채택된 아동권리협약의 이념에 근거하여, 아동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하고, 이와 같은 조례를 제정한다.


저와 청소년들이 같이 써가려는 '구미시 아동 청소년 권리 조례'도 위와 같은 기본 정신에 서 있을 듯합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청소년의 시정참여를 어떻게 제도디자인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3월 6일 어제는 우선 참여하기로 한 청소년들과 면담을 가지고, '조례란 무엇인가?' '조례는 어떻게 구성되며, 어떤 효력을 지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올 한해동안 많은 청소년과 아동을 만나며 이 작업을 해나갈까 합니다. 이 포스팅을 보신 분들도 혹시 자신이 청소년이거나 주변에 아는 청소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