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매달 '이달의 기업'을 선정해 시청 등지에 해당 회사의 깃발을 걸고 있습니다. 2011년 1월 그 주인공은 LIG넥스원이 차지했습니다. 바자회 수익금을 기부하고, 1억원 상당의 식자재는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는 등 지역사회공헌을 고려한 결과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걸 어쩝니까. 좋은 일을 했음에도 도리어 깃발은 과녁이 되었습니다. 24일 구미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저는 이번 선정을 비판하였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30일 LIG넥스원의 대표, 경영지원본부장 등 회사 관계자 4명과 미국 모 방산물품 수입업체(ㅆ사)의 사장을 기소하였습니다. 부품 단가를 부풀려 거액을 챙긴 혐의입니다. 이 회사의 전신인 넥스원퓨처 대표로 있던 아무개씨의 지시로 ㅆ사를 중간거래상으로 끼워넣어 구입하는 방법을 썼다는군요. 차액은 97억원쯤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수사는 FBI와의 공조로도 이어졌고, 지시자인 아무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 기소되었으니 이달에는 괜찮은 것일까요? 혹은 본사의 문제가 지역사회 공헌도를 덮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그럼 다음 예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죠. 만일 어떤 기업이 있는데 비자금 혐의가 드러나 사법처리되고 전국민에게 온통 욕을 먹었습니다. 그러자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돈을 풀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기부금을 내고 재단도 만듭니다. 당연히 선심쓴다는 비난이 일겠죠. 그런데 이 선심을 받은 지자체가 이 기업을 잘했다고 추켜올린다면? 문제는 본사의 문제일 뿐이라고 한다면? 법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지역임을 만천하에 인정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전통시장 애용과 불우이웃 돕기는 칭찬받아야 할 행동이고, 남에게 권할 만한 좋은 풍경입니다. 그러나 이게 기업의 1차적 책무입니까? 만일 탈세를 했거나 사원들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기업이 불우이웃돕기로 거액을 기탁한다면 올바를까요? 최고경영자는 윤리를 어긴 기업이 직원들을 봉사활동가로 부릴 수 있을까요? 비리혐의로 관계자들이 기소된 회사의 깃발을 내건 것이 오히려 지역사회에 나름대로 공헌하려고 했던 이들의 노력까지 폄하되는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룰을 지키기가 참 어렵지요.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비난합니다. 그러나 그나마 정치는 선출된 권력에서 나오고 언론에도 자주 노출됩니다. 훨씬 더 썩은 곳은 경제계입니다. 룰을 준수하는 사람은 성공은커녕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룰을 잘 지키는 쪽을 격려하고, 룰을 정해주는 것이 정치와 행정의 임무가 될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차별하지 말고 '이달의 기업' 선정 등에서 '좋은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좋은 기업은 당연히 윤리적이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익과 고용안정을 지킵니다. 샤워장, 의자, 식사 및 휴게공간, 숙소 등의 시설이 잘 갖추도록 노력합니다. 여성과 장애인 고용률 증진은 선도합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합니다. 지역사회 공헌은 그 다음입니다, 아니, 이미 이 정도 지켰으면 공헌을 한 겁니다. 이런 기업의 깃발을 게양해주고, 지자체 사업의 공개입찰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우대제도를 실시해야 합니다.
구미시의 어이없는 '이달의 기업' 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에는 가혹한 장시간 노동, 무자비한 욕설, 결혼을 하루 앞둔 사원에게도 잔업을 강요하는 행태로 지역사회에 알려진 바 있으며, 때마침 민주노조 결성이 준비되던 (주)효성이 선정되었습니다. "아무리 악랄하고 염치없어도 구미에 가면 대접받는다!" 이런 말이 재계에 떠도는 것이 투자유치전략인가요? 구미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고 있습니다. 기업은 선도 악도 아닙니다. 기업도시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좋은 기업도시'란 '좋은 기업'의 도시입니다.
검찰은 지난해 30일 LIG넥스원의 대표, 경영지원본부장 등 회사 관계자 4명과 미국 모 방산물품 수입업체(ㅆ사)의 사장을 기소하였습니다. 부품 단가를 부풀려 거액을 챙긴 혐의입니다. 이 회사의 전신인 넥스원퓨처 대표로 있던 아무개씨의 지시로 ㅆ사를 중간거래상으로 끼워넣어 구입하는 방법을 썼다는군요. 차액은 97억원쯤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수사는 FBI와의 공조로도 이어졌고, 지시자인 아무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 기소되었으니 이달에는 괜찮은 것일까요? 혹은 본사의 문제가 지역사회 공헌도를 덮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그럼 다음 예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죠. 만일 어떤 기업이 있는데 비자금 혐의가 드러나 사법처리되고 전국민에게 온통 욕을 먹었습니다. 그러자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돈을 풀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기부금을 내고 재단도 만듭니다. 당연히 선심쓴다는 비난이 일겠죠. 그런데 이 선심을 받은 지자체가 이 기업을 잘했다고 추켜올린다면? 문제는 본사의 문제일 뿐이라고 한다면? 법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지역임을 만천하에 인정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전통시장 애용과 불우이웃 돕기는 칭찬받아야 할 행동이고, 남에게 권할 만한 좋은 풍경입니다. 그러나 이게 기업의 1차적 책무입니까? 만일 탈세를 했거나 사원들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기업이 불우이웃돕기로 거액을 기탁한다면 올바를까요? 최고경영자는 윤리를 어긴 기업이 직원들을 봉사활동가로 부릴 수 있을까요? 비리혐의로 관계자들이 기소된 회사의 깃발을 내건 것이 오히려 지역사회에 나름대로 공헌하려고 했던 이들의 노력까지 폄하되는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룰을 지키기가 참 어렵지요.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비난합니다. 그러나 그나마 정치는 선출된 권력에서 나오고 언론에도 자주 노출됩니다. 훨씬 더 썩은 곳은 경제계입니다. 룰을 준수하는 사람은 성공은커녕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룰을 잘 지키는 쪽을 격려하고, 룰을 정해주는 것이 정치와 행정의 임무가 될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차별하지 말고 '이달의 기업' 선정 등에서 '좋은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좋은 기업은 당연히 윤리적이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익과 고용안정을 지킵니다. 샤워장, 의자, 식사 및 휴게공간, 숙소 등의 시설이 잘 갖추도록 노력합니다. 여성과 장애인 고용률 증진은 선도합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합니다. 지역사회 공헌은 그 다음입니다, 아니, 이미 이 정도 지켰으면 공헌을 한 겁니다. 이런 기업의 깃발을 게양해주고, 지자체 사업의 공개입찰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우대제도를 실시해야 합니다.
구미시의 어이없는 '이달의 기업' 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에는 가혹한 장시간 노동, 무자비한 욕설, 결혼을 하루 앞둔 사원에게도 잔업을 강요하는 행태로 지역사회에 알려진 바 있으며, 때마침 민주노조 결성이 준비되던 (주)효성이 선정되었습니다. "아무리 악랄하고 염치없어도 구미에 가면 대접받는다!" 이런 말이 재계에 떠도는 것이 투자유치전략인가요? 구미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고 있습니다. 기업은 선도 악도 아닙니다. 기업도시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좋은 기업도시'란 '좋은 기업'의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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