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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중계

K의원, 졸지에 학교무상급식의 "독보적 주체"가 되다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K의원과 K의원은 마치 본인들만이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추진하는 독보적 주체 인 냥 합리적 추진에 공감대를 가진 절대다수 의원들의 의사와는 별도로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현안의 특성에 따라 합리적조율의 묘를 발휘해주는 의회 모습이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경북문화신문> 박순갑 발행인 논평, "구미·무상급식 지체할 수없는 현안이다: 시의회의 각론과 소수의견에 문제있다". 2010. 10. 11.  


구미시의회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K의원이 누군지는 뻔히 압니다. (언론의 비판기능이 빛바래지 않도록 실명으로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미시의회 대다수 의원들이 무상급식에 찬성했다가, 저를 비롯한 몇몇 의원들 때문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같은 내용은 며칠 전 같은 신문의 의원 익명 인터뷰에도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겪었던 과정들을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6.2지방선거 직후 경북문화신문에서 전 의원을 상대로 학교무상급식에 관한 견해를 물었고, 대다수가 찬성이라고 응답했습니다.

2. 저는 의장선거 과정에서 정책적 기준을 중시했고 동료 의원들에게 물어본 결과 무상급식에 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3. 학교친환경무상급식은 중대한 사안인데, 이러한 사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구미시의회가 첫해부터 큰 족적을 남기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남은 건 의지 문제였습니다.

4. 임기 시작후 한달여간 업무파악을 하였고, 회기가 없던 8월 무상급식 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주변 교육관계자들과 상의 끝에 조례안을 작성해보았고, 동료 의원들과 논의하기 위해 전체 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조례를 발의하려면 5명의 연서명만 있어도 되긴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는 사안이며, 발의 과정에서 최대한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대표발의를 하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대표발의는 독창적으로 아이디어를 짜서 발의 계획을 세운 의원이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학교무상급식에서 대표발의자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찬성하는 의원 전부가 공통발의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례 논의를 하려니, 누구한테는 먼저 가서 상의하고, 다른 누구한테는 좀 늦게 가서 상의하는 게 꺼림직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메일을 발송하였던 것입니다.

메일을 보내고 부정적 반응에 부닥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의원님은 "아주 잘 짰더라. 논의를 잘해보자"고 하셨고, 어떤 의원님은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히셨지만 메일 발송에는 매우 따뜻하게 응해주셨습니다. 또다른 어떤 의원님은 "김의원, 이번에 조례안 올리지 그래"하시기도 했습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5. 저는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라 산업건설위원회 동향을 다는 모릅니다. 다만 무상급식 관철의 의지가 뚜렷한 다른 의원 분이 "대표발의자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식의 시선을 받았다고는 합니다. 저나 그분이나 잠시간의 오해에 처했던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6. 행사장이나 식사 자리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는 힘듭니다. 조례심사나 예결산심사를 하는 상임위 회의에서도 새로운 정책 이야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기회는 전체 의원간담회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체의원간담회에서 무상급식에 관한 토론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사안으로 올라와도 다른 사안에 섞여서 올라오기 때문이며, 넉넉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9월 15일 본회의 이전에 열린 의원간담회도 서둘러 끝났고, 10월 2일 본회의 직후에 열린 의원간담회 역시 이후의 행사 일정과 맞물려 부랴부랴 끝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상급식에 관해 명확하게 찬반을 밝힌 의원은 소수였습니다. 이 의원들이 최근 계속 이니셜로 거론이 되는군요.

7. 저는 지역주민들께 설명할 때 무상급식은 대다수 시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얼마 전 개최된 풀뿌리희망연대의 토론회에서도 "의원 대다수가 찬성이다. 특히 여성 의원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여성 의원들을 다음 시의회에 많이 들여보내달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8. 아무리 중간중간 뒤돌아보며 신중하게 걸어도, 다른 사람이 앉아 있거나 뒷걸음치면 앞서 나가는 것인 듯 착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태도는 그러한 착시에 속고 착각을 전달하는 게 아닙니다. 전후 맥락을 충분히 취재했으면 그러한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9. 조금 근본적으로 문제를 짚었으면 합니다.

첫째, 무상급식 추진 의사를 구미시 집행부에서 밝히면서 의회 분위기가 지켜보는 쪽으로 흐른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황이 명확하지 않아, 의회의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본 저 같은 의원도 있습니다. 양자간의 차이가 소극성과 적극성을 낳은 것입니다.

둘째, 무상급식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지방의회의 입법기능이 둔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집행부가 완성된 안을 짜오기를 기다리는 태도가 발생하기도 했고, 어떤 의원 분은 제게 "시정질문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계획은 일단 짜놓고 어떻게 할지 계속 집행부가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시정질문을 한들 안한들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10. 지금까지 사건의 스스로 돌아보자면 저는 무상급식의 독보적 주체가 될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러한 저를 독보적 주체로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