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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진보의 진보

지역 활동 경험의 전국적인 공유


20%에 힘을 주는 '지방자치가이드 북'
<지방자치 가이드북> 무엇을 담았나?/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운영위원

생활정치연구소가 펴낸 <지방자치가이드 북>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비해 힘이 약한 지방의회를, 서평자 오관영 씨는 '20퍼센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20퍼센트를 위한 안내서가 바로 이 책이라고 하는군요.

서평의 후반부에는 이러한 구절이 나옵니다.

필자가 만난 초선의원들이 의원이 되어서 제일 궁금한 것이 "오라는데 가 많은데 가야될지 말아야 될지 모르겠다", "그 때 그 때 궁금한 것이 많은데 물어볼 사람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공무원은 물론이고 동료 재선의원들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운동 운영위원과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김현 연구원이 구미에 방문하셔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도 저러한 화제로 이야기를 했던 듯합니다.

제가 나이가 가장 젊은 막내 의원인지라, 동료 및 선배 의원 분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십니다. 새겨들을 것이 많고, 저로서는 굉장히 고맙게 느낍니다.

하지만 모든 일을 다 조언과 충고에 의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저런 말씀 다 수용하다 보면 정작 내가 하려는 일은 못하고 휩쓸려 다니겠다는 걱정도 듭니다. 한국사회에서 '정치하는 법'이 워낙 편견에 갇혀 있기도 하고, 특히 아직까지 지방자치에서는 다양한 경험들이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처럼 진보 성향인 기초의원이 깊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진보 성향 의원들이나 활동가끼리도 교류나 경험의 공유가 충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막상 시의원이 되어보니, 진보성향의 무소속 풀뿌리 의원이나 진보정당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이렇게 저렇게 했다는 이야기를 상세히 접한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가지각색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단순히 각자의 개성대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주변의 여건에 함몰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어느 지역 어떤 진보 성향의 시의원 후보가 인조잔디 공약을 내건 적이 있습니다. 인조잔디는 부상시에 굉장히 위험하고 환경 문제를 야기합니다. 시민단체가 반대운동을 벌인 주요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 후보가 그런 공약을 내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지역 주민들의 요구"일 공산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보가 '포퓰리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방향으로 요구를 받아안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역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언제 어디서든 일관되게 지켜야 할 원칙이 있으니까요. 만에 하나, 그 후보가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인조잔디에서만큼은 진보적 견해를 접은 것이라면, 그 이유와 사연 역시 공유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구미의 동료, 선배 시의원들의 견해, 또 보수적 성향의 시의원들의 조언도 경청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진보 성향 의원들의 전국적인 경험 나누기가 절실하다고 판단됩니다. 또 마침 그러한 계기들이 잇따라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다음달에 '참여와 혁신을 위한 지방의원 교류회'가 있다고 하네요. 정말이지 참석하고 싶었지만 일시가 회기 중이라 불참할 것 같습니다. 다음 기회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