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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선거

다시 읽는 <김수민 당선자 당선 소감>

반갑습니다. 김수민입니다. 구미시의원 인동동, 진미동 선거구 당선자입니다.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 어느 날 꿈을 꾸었습니다. 제 득표율이 2.1퍼센트였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점을 빼자'고 결의했습니다. 그리고 진짜로 21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습니다. 4086표를 얻었습니다. 이 득표에는 세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유효표 대비 득표율은 21퍼센트이지만 전체 유권자수에 대비했을 때는 일할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입니다. 저를 찍지 않으신 유권자 분이 90%가 넘는다는 뜻입니다. 투표권이 없는 미성년자, 외국인을 포함하면 지지율은 더 낮아집니다. 대표자가 되었지만 대표성은 그리 높지 않음을, 제가 그 누구보다 먼저 인정합니다. 

둘째, 제가 선거기간동안 확인한 바 한나라당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굉장히 드높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있게 진보적 가치를 걸고 승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1퍼센트 정도의 차이로 1위를 놓친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셋째, 저를 지지한 4086표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사람 한사람 한사람의 속을 헤아리고 다가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도대체 4086명이 어디서 나왔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또 저는 100여표 차이로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었습니다. 이 100여표의 힘도 너무 무섭습니다. 결국 한분 한분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말 선거참여를 결심하고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출마를 선언한 후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전쟁이었습니다. 하나도 쉬운 게 없었습니다. 본격 선거운동 기간 직전에도 저는 열세 후보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섭게 지지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30대 고학력 중산층 직장인'으로 상징되는 기존의 개혁 성향 유권자들 뿐만 아니라, 여러 계층의 서민들이 '니가 우리편이란 걸 안다'는 암시를 보내왔습니다.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낀 젊은층이 관심을 보내왔습니다. 어르신들도 정치의 다양성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저의 협동교육, 책임보육 정책에 호응하신 학부모님들이 투표장으로 향하셨습니다. 그 배후에는 '김수민 아저씨'를 환대해준 아동과 청소년이 있었습니다. 손을 흔드는 유권자가 날로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저는 그때 이미 승자였습니다.

저를 찍으신 분들은 자기 자신에 투표하신 겁니다. 맨땅에서 넘어지면 빨간약 대충 발라주는 그런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칠 위험 없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구장 같은 보편적 복지를 지지하신 겁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돌아온 20대 후보라는 특성이 초반에 너무 강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일개인을 내세우기보다 주민들의 거울이 되려 애썼습니다. 모든 선거 기획이 그 원칙 하에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성공하였습니다. 저는 뚜렷한 색깔로 적극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제,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 향하는 지방자치를 펼치겠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고 난개발을 차단하겠습니다. 4대강공사도 두고 보지 않겠습니다.
지방자치의 보건의료 및 돌봄 분야를 강화해 어르신과 어린이가 행복한 구미로 나아가겠습니다.
학교전면무상급식 등으로 의무교육을 완성하고 인동동, 진미동을 협동교육 1번지로 만들겠습니다.
세종시 수정안, 수도권규제완화에 맞서 싸우며 구미공단과 인동, 진미 상권을 지켜내고,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 내발적 선순환 경제를 모색하겠습니다. 

구미 최초의 진보 시의원으로서 노동자, 농민, 중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겠습니다.
우리동네의 수많은 1, 2인가구를 배려한 여가모임 지원, 소출력 라디오 및 마을신문 창설, 강변 축제 활성화, 저수지와 천생산 주변의 산책형 관광코스 조성 등 문화특구 동구미를 구현하겠습니다.
제가 역사공부를 하며 접했던 구미 독립운동가들을 심도 있게 널리 기리겠습니다.
버스준공영제와 노선개편, 친환경 마을버스 운행, 공유지 주말텃밭 개방, 우범지대 골목 푸른색 가로등 설치, 대로변 테마구역 설정, 놀이터의 개수대 필수 설치 등 섬세하고 친절한 정책을 실현하겠습니다.


이중 어떠한 것들은 다른 시의원들의 협조를 얻어낼 것이고 어떠한 것들은 치열한 토론을 거칠 것입니다. 단기간에 시행가능한 것도 있고, 임기 전체를 걸어야 할 사업도 있습니다. 한가지 당부를 감히 드립니다. 선거가 끝났다고 대표자에게 미루거나 지방자치의 현황을 잊어버리지 마시고, 항상 함께해주십시오. 재촉하셔도 좋고 기다리셔도 좋습니다. 끊임없는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시민 여러분의 거울이 되고자 했듯이 여러분들도 저를 비춰주셔서, 두달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매우 행복했습니다. 어떠한 유력자나 주류 집단이 아니라 주민들께 인정받음으로써 4년 '기간제 노동자'인 의정활동가가 되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습니다. 불과 반년전만 해도 제가 시의원이 될지 몰랐듯 4년 뒤 제가 어디에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그때 구미의 정치는 크게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강단이 세다는 평가를 듣는 한편으로, 낯을 가리고 스킨쉽이 부족한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도전을 해서 시의원이 되었습니다. 물꼬를 텄습니다. 진보개혁노선의 대표자가 늘어나고, 지방의회에서 세대와 계층, 성별의 조화가 이뤄지기를 빕니다. 그러한 변화를 향해 4년동안 작고 깊은 풀뿌리정치를 펼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민 여러분들이 이기셨습니다.

김수민 시의원 당선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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