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내 학교인조잔디 속속 내구연한 초과
인체 유해, 획일적 사용 인조잔디 철거 돌입해야
인체 유해성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조잔디는 경북 관내 126개 학교에 설치되어 있으나 이중 철거계획이 있는 학교는 1개교 뿐이며, 2014년 올해나 2015년 내년 내구연한을 초과하게 되는 학교 인조잔디 가운데 철거계획이 있는 학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녹색당이 경북도 교육청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북 관내의 학교 인조잔디구장은 초교 65, 중교 30개, 고교 30개, 특수학교 1개 등 총 126개교다. 교육 당국이 정한 학교 인조잔디의 내구연한(수명)은 7년인데, 이 가운데 2007년 이전에 완공해 2014년 내에 내구연한을 초과하는 학교는 고교 4개교, 중교 6개교, 초교 3개교 등 총 13개교이다. (포항 3, 안동 3, 구미 1, 영주 1, 경산 1, 울진 1, 경주 1, 문경 1, 청도 1)
2008년 내 완공해서 2015년 내에 내구연한 초과를 맞이하는 학교도 고교 3개교, 중교 5개교, 초교 3개교 등 총 11개교다(포항 3, 경산 2, 김천 1, 의성 1, 영양 1, 영덕 1, 울진 1, 상주 1). 올해와 내년 중에 24개교의 인조잔디구장이 내구연한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24개교 가운데 철거 계획이 있는 학교는 없었고, 3개교(경산 사동초, 경주 입실초, 안동 안동고)가 올해나 내년에 교체 계획이 있을 뿐이었다. 철거 계획 학교는 2009년에 준공해 내구연한 마감까지 1년 이상 남은 영천 영화초등학교가 유일했다. 서울과 강원 등지에서는 교육청이 인조잔디 조성을 중단하고 있으나, 경북에서는 수명이 다한 인조잔디 구장 중 일부만을 ‘교체’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인조잔디는 첫째, 아토피 등 피부염증과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발암 위험물질이 있다. 인조잔디에서는 환경호르몬과 중금속이 검출되는 것이 다반사이며, 폐타이어를 활용한 고무분말 충전재는 대표적인 유해 물질로 꼽힌다. 토양 표면에 밀착시키는 접착제에도 포름알데히드라는 발암 성분이 있다.
검사에서 유해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더라도 별로 의미가 없다. 접촉 및 노출 빈도와 비례해서 인체 유해성은 증가하기 마련이며, 특히 아동은 유해 물질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용기간이 오래될수록 구성 물질들이 작게 부서져 폐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한다.
둘째, 넘어졌을 경우 부상 위협이 크다.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인조잔디는 생각보다 충격흡수력이 부족하다. 일상적으로도 화상 위험이 크다. 인조잔디는 흙이나 모래는 물론 아스팔트보다도 고온을 기록할 때가 있고, 한여름에는 섭씨 50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미국 미주리대학교에서는 인조잔디 표면의 온도측정결과 78도까지 올라간 사례도 있었다.
셋째, 인조잔디는 체액과 같은 비위생적 물질을 계속해서 함유한다. 인조잔디는 자정능력이 없으므로 이를 제거하려면 화학적으로 세척해야 하는데, 이때도 화학물질에 따른 유해성이 남을 수밖에 없다.
넷째, 충전재로부터 나오는 유출수나 화학물질이 환경에 유해하며 지하수는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
다섯째, 인조잔디를 아무리 과학기술개발로 친환경적으로 만든다 해도 만회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운동장 사용의 획일화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여러 가지 놀이를 벌이는 초등학교에서 이 문제는 가장 크게 발생한다. 인조잔디로 뒤덮인 운동장은 축구를 비롯한 구기종목 위주로 운영되며 다른 활동을 제약하게 된다. 흙바닥에 금을 긋고 벌이는 놀이는 불가능하다. 인조잔디 구장은 교육철학의 빈곤이자 어린이 공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조잔디의 문제점들은 세계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다. 뉴욕시의 경우 2008년 각종 체육시설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27년간 축구 코치로 일하다가 암에 걸린 사람의 사례가 미국 방송으로 보도되고 있다. 여자축구 월드컵에 사용되는 인조잔디 구장에 대해 지소연 씨를 포함한 여성 축구선수들이 법정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천연잔디를 쓰는 남자축구 월드컵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제기된 이 소송의 이유에는 천연잔디구장에서와 같은 경기 스타일을 유지하는것 뿐만 아니라 인조잔디에서 부상과 화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인조잔디가 무책임하게 설치되었던 것은 학교 당국의 무지와 더불어 전시행정, 토론부재와 비민주적 학교운영에서 비롯되었다. 실제로 정보를 공개, 공유하고 민주적 토론에 부칠 경우 학부모들 대다수가 인조잔디구장을 반대하게 되고, 이를 추진했던 쪽이 여론에서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인조잔디구장이 설립 금지 추세로 들어선 원인이다.
경북도 교육청은 더 이상 인조잔디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일선 학교장들이나 교사들 사이에서도 “양심적으로 인조잔디는 허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조잔디가 아무리 개발되어도 앞서 거론한 유해성 문제는 앞으로 남아 있을 뿐더러 운동장의 획일적 사용 문제는 전혀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북도 교육청은 앞으로 일선 학교들이 인조잔디를 신설 또는 재설치하지 않도록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각 지자체들도 교육지원예산에 인조잔디구장 설립 비용을 포함시키지 말고, 철거에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한꺼번에 학교 인조잔디를 철거할 수 없다면 우선순위를 정하면 된다. 그것은 간단하다. ‘오래된 인조잔디부터’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학교 인조잔디를 철거하라.
2014년 10월 29일
경북 녹색당
2014-2015년 인조잔디 내구연한 초과 학교
2007년 이전 완공
2014년 내 내구연한 초과 학교
총 13개 고교 4, 중교 6, 초교 3
(일자는 완공 일자)
포항시
동지고 05.12.20 포항제철동초 07.05.03 포항해양과학고 07.07.31
안동시 풍산고 06.11.01 안동중 06.11.17 안동고 06.10.20
구미시 비산초 07.01.24
영주시 풍기중 06.11.02
경산시 사동초 06.12.31
울진군 울진중 07.02.06
경주시 월성중 07.11.30
문경시 점촌중 07.12.28
청도군 모계중 07.11.30
2008년 완공
2015년 내 내구연한 초과 학교
총 11개 고교 3, 중교 5, 초교 3
(일자는 완공 일자)
포항시 포항여중 08.02.12 신광중 08.08.01 포철중 08.08.29
김천 김천신일초 08.01.15
경산 하양초 08.10.18 자인초 08.12.09
의성 의성중 08.03.26
영양 영양고 08.05.31
영덕 강구중 08.06.20
울진 평해공업고 08.07.16
상주시 상주고 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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