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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순환 착한도시

[녹색당_구미] 주민들을 다시 대피시키고 상세한 조사, 최대한의 보상을 시행하라

성명서

주민들을 다시 대피시키고 상세한 조사, 최대한의 보상을 시행하라

 


벼, 멜론을 비롯한 각종 농작물이 말라죽고, 소들이 침을 흘리며 기침하고 있다. (주)휴브글로벌의 불화수소산 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난 뒤 이웃 봉산리의 살풍경이다. 불화수소산은 호흡기의 점막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뼈를 손상시키고 신경계를 교란할 수도 있는 너무나 유독한 가스이다. 공장에서의 즉각적 인명피해에 이어 점진적이면서도 치명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봉산리는 사고 공장의 지척에 있다.  

 

구미시는 대피한 주민들을 하루만에 돌아가게 했다. 누출가스가 인체 유해기준치에 미달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런 조치야말로 주민유해기준치를 초과한 행정이다. 육안으로 봐도 사람이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지 지극히 의심스러운 곳에 다시 주민들을 돌아오게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이미 시민 400여명이 가스에 노출되어 병원치료를 받지 않았는가?

 

막대한 수질오염이 우려되기도 한다. 불산을 씻어내는 데 쓰인 물은 인근 논밭 뿐 아니라 불과 1km 떨어진 한천에 유입돼 5km가량 지나 낙동강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사고지점에 약6km 떨어진 곳에 해평취수장이 있다. 주민역학조사와 농작물과 수질, 토양에 대한 상세한 점검이 우선이며, 그동안 봉산리 등에 사는 주민들과 부근 공장 노동자들을 다시 적절한 장소에 피신시켜야만 한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양포동 주민들을 위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사고 지역 산동면이 어떤 곳인가? 구미산업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명분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땅을 내어줬다. 또한 환경자원화시설과 쓰레기 매립장을 통해 구미시의 쓰레기 처리를 책임진 지역이다. 산동 옆 양포동 역시 각종 쓰레기 문제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왔다. 그러나 산동면 일대 여러 주민들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재지정된 자신의 땅에 대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재산권 행사도 하지 못해 가계에 타격을 입은 사례가 수두룩하다. 한편 작년 7월에는 의료폐기물 매립업체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웅현지로 유입되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산업개발의 밑천을 대주는 대신, 환경파괴의 피해를 뒤집어쓴 산동 지역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주민들은 유린당했다. 독성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바로 옆에 들어서있는지 주민들은 알지 못했고, 공장측이나 시에서도 주민들에게 알린 바가 없다. 구미시는 더이상 주민들에게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조속'의 가면을 쓴 '졸속' 수습이 아니라, 최대한의 안전과 최대한의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특별재난구역 선포 및 지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10월 2일 핵발전소 2기가 하루동안 고장이 났고, 어린이집 세군데 중 한군데꼴로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개발과 성장의 환상 속에 우리의 발밑이 흔들리고 있다. 구미 지역은 이런 현상이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구미는 공단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하는 생태환경운동이 거의 부재했던 아이러니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4대강공사로 이루 셀 수 없는 부조리와 피해가 양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상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가운데 '이윤'과 '생산성'의 논리가 '사람'과 '생활'이라는 가치를 압도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구미시의 행정과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주문한다. 시민사회도 생태환경에 종전보다 훨씬 더 큰 관심, 더 짙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10월 3일
녹색당+(준) 구미 당원 일동

 

 

녹색당+ (준) 홈페이지 http://kgreens.org

 

 

 

마을을 오래 지켜왔을 나무.

 

 

익어서 누런 벼가 아닙니다. 건너편 나뭇잎도 단풍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