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4년 가량 정당 활동을 했습니다. 당을 사랑했습니다.
수도 없이 강령집을 읽었고, 깨어있는 동안 1시간에 한번 이상은 당을 생각했습니다.
떠날 때도 미련 없이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고통스러운 첫사랑처럼 남아 있습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던 게 당 활동입니다.
제가 기초의원이 아니었다면, 더구나 구미의 기초의원이 아니었다면
그냥 정당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난개발과 생명학대의 온상이 된 오늘날의 구미시, 핵발전으로 자멸하고 있는 경북의 자화상을 생각했을 때,
내가 이것들에 근본적으로 맞서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영화 대사에 나왔듯, 세상을 뿌리채 바꾸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뒤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녹색정당은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제대 직전에 '평등생태당(평생당)' 강령을 혼자서 써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남은 건 이달말에 곧바로 녹색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느냐 마느냐입니다.
어찌 됐건 만들어져 있는 정당에 들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왕 하는 거, 입당이 아니라 창당을 하고 싶습니다.
벗들에게도 말했습니다. "이제 난 평당원 어쩌구 같은 거 안 한다."
이번 주말 저의 결단에 진전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