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운영위원장 남성명부에 출마했던 김수민입니다. 한 달 여간의 선거에 함께해주신 당원들께 깊은 고마움 전하며, 낙선인사 드립니다.
먼저, 함께 경쟁했던 하승수 당선자님을 비롯, 운영위원장(여성) 이유진 당선자님, 정책위원장(여성) 김은희 당선자님, 정책위원장(남성) 한재각 당선자님께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아픈 손가락이 있는데 하승수 당선자님입니다. 2011년 여름, 녹색정치포럼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이후 녹색당 창당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구미에서 세력적 참여 없이 거의 개인 차원에서 참여한 저는 2012년 초, 당원 조직이 여의치 않아 몹시 초조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녹색당은 창당되었고 하승수 당선자의 노고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압도적인 지지가 모쪼록 재충전의 에너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모든 당선자님께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뒤늦게 솟아 오르며 지켜보던 당원들의 애가 탔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현황보다 이를 해석하는 데서 발생할 오류가 더 두렵습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근본적이고 다층적인 진단을, 그리고 내외부와 장단기를 가리지 않는 처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원은 당내에 있기 앞서 대중 속에 있습니다. 당원들도 바쁘고 각박한 이 사회의 일원입니다. 기다리거나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보다 더 선도적인 의견 제시로 바람을 불러 일으켜주시고 다각적으로 길을 찾아주시기를 당선자님들께 당부드립니다. 자신의 행위가 당의 민주주의를 저해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너무 크게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런 자세는 자주 책임윤리의 훼손을 가져오기도 하고, 손해는 흩어져 있으나 마음만은 보내주시는 당원들에게 쏠리는 법입니다. 또한 어차피 우리 당의 문화는 결코 대표자들의 독단을 쉬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운영위원장, 정책위원장 네 분 진용이 매우 잘 짜여졌습니다. 덕분에 안심하고 선거를 마감합니다.
그리고, 저를 호출해서 당내 토론의 활성화와 생산적 구도의 형성이라는 과제를 안겨주신 지지자 분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격려와 응원 보내주신 당원 분들, 반박 또는 침묵과 무관심으로 분발을 촉구한 여러 당원들께도 쑥쓰러운 심정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신중하고도 뚜렷한 주관, 적극적이고도 차분한 태도로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신 여성 운영위윈장 정유진 후보님, 남성 운영위원장 안준혁 후보님께도 애정을 고백합니다. 저보다도 오히려 두 분이 전국적으로 자리를 잡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긴밀히 상의하고 치열한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 동지로 남겠습니다.
단순히 득표율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부족했던 제 자신이었고 그것이 오롯이 반영된 선거였습니다. 기대감을 채워드리지 못한 만큼은 온전히 제 책임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쉬움에서 미련을 걸러내고, 별다른 기대나 전략적 고려가 없이 출마를 맞이했던 당시의 심경 그대로 당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그 기조는 당내 탈정치적, 반선거적, 전(前)정당적 기류에 대해 저와 지지자 분들이 표출한 극복 의지, 또 제가 표방하고자 했으나 다른 쟁점에 시간을 빼앗겨 충분히 부각되지 못한 녹색노동정치 및 민생정당노선의 강화에 있을 것입니다. 제게 전국적인 직책은 없지만 소위 당내 야당으로서의 '포지션'이나 '스탠스'는 있을 것입니다. 과거 진보정당운동에서 정파가 역기능을 발휘하거나 혹은 거꾸로 기능이 마비되는 장면을 자주 목도했습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 깊은 각성과 책임있는 행동으로 모범이 될 대안을 그려나가겠습니다.
최근 투표기간동안 저는 엉뚱하게도 지역사회에서 벌일 사업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낙선이 뻔히 예상되어서기도 했지만, 지역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습관을 쉽게 벗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앞으로 지역활동으로 당원들을 만나뵙게 될 것입니다. 제가 사는 경북 구미는 단순히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이 아닙니다. 불안정한 도시 여건과 현저한 정주 의식을 품고 있어서, 풀뿌리 조직화가 높거나 귀농자가 많아 녹색당이 잠재력을 보이는 지역들과 대척점에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역으로, 구미에서의 실천이 녹색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은 구미 활동가인 저에게도 버팀목이었습니다. 저는 공직까지 역임했던 활동가로서, 사실 녹색당으로 환원되거나 수렴되지 않는 영역을 나름대로 갖고 있습니다. 의원 재직시기에는 의정활동만으로도 벅차 당조직 챙기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실천의 성과와 성찰을 유실하지 않고, 또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정당만큼 제게 절실한 조직은 없습니다. 뭣 모르는 사람들이 녹색당 후보로 출마해서 낙선했다고 떠들지만 그것은 우선 전혀 객관성이 없을 뿐더러, 녹색당은 공직을 그만두고 나온 제게 계속해서 남아 있는 큰 자산이었습니다.
이번 당직선거만 해도, 저의 도전으로 인해 구미 지역에서 저를 지켜보는 주민들께서 '김수민에게 녹색당이 무엇인지', '나아가 나에게 녹색당은 무엇일지'를 곱씹어보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고, 제가 지역활동가로서 또 정당인으로서 우뚝 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제가 당과 당원들께 드린 건 별로 없고 얻어간 것은 큰 선거가 되었습니다. 은혜, 꼭 갚겠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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