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출발:
지난해 연말 구미시의회의 구미시 예산심사에서
한국노총, 경총 등의 행사성 특혜성 외유성 예산들이
줄줄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의원간 협의로 서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일부사업은 전액삭감, 일부는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구미시는 그 삭감된 사업들을 다시 이번 추경예산에 올렸고,
당시 합의한 의원들은 낯빛을 바꾸시고 계십니다.
저는 한국노총이 시 예산 타서 해외에 놀러가는
해외벤치마킹 5천만원 등에 대해 삭감을 시도하였습니다.
웃기는 해외벤치마킹 사업
2010년 구미 한국노총 등은
해외벤치마킹으로
스위스, 독일 등지에 다녀오겠다며
자부담 4천만원 낼 테니
시예산 1억원 달란 계획서를 제출한다.
민간사업평가 자료에는
중국, 베트남으로 행선지를 바꾼 뒤
시예산은 그대로 1억원을 타 가고
자부담으로는 4백만원만 낸 것으로 나온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군다나 대체
중국, 베트남에서 뭘 벤치마킹한다는 건지?
다행히 2011년도엔 이 예산이 의회에서 전액삭감되었다.
2012년도엔 절반 수준에서 다시 살아났다.
그때 집행부는 '2년에 한 번은 가도록 해달라'고 사정했다.
또 ILO 총회 같은 데 다녀오게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다른 의원 분과의 논쟁 끝에
예결특위에서 반액삭감으로 결론이 났다.
벌써 2년이 지났나? 2014년인가?
2012년도에 그들은 필리핀을 다녀왔다. 작년 ILO 총회는 필리핀에서 열렸나?
방금 전화온 한국노총 모 간부는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다.
<구미시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보조금 지원 받을 수 없다!
게다가
구미시 예산편성지침에는
공직선거에서 특정후보나 정당을
지지한 단체에
각종 보조금 등 민간이전경비
지급 불가 방침이 분명히 나와 있다.
이걸 두고 집행부는 한국노총이
그런 적 없다거나(현 시장께서 지지후보였는데 상사에게 너무 관심이 없는 것 아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근데 전화온 한국노총의 한 간부는 "그러면 안 되느냐"고 한다.
일단 양측이 다른 말을 하는 게 흥미롭다.
'아니라서 괜찮다'는 건지 아니면,
'맞는데 뭐 어쩌라'는 건지.
아베를 지지하든 뽀로로를 지지하든
그건 해당 단체의 자유다.
그러나 노조가 왜
예산편성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외유성 예산을 타가는가.
아마 평범한 한국노총 평조합원조차
지도부 행태를 납득하기 어려워 할 것 같다.
한국노총의 희한한 항의방문
이렇게 종이 한 장만 받아들고...
오늘 아침 의회를 방문했다는 한노총 간부들 중 한 사람이 전화가 와서 저에게 항의방문하겠다 했습니다.
저는 얼마 뒤 오후 2시 의회 제 사무실로 오라고 메시지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전화한 윤모씨께서 자신의 부친이 갑자기 쓰러지셨다며 다음에 연락을 하겠다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저는 부친이 쾌차하시기를 빈다며,
다른 방문자들에게 안내하라고 답신했습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침에 의회에 전달했다는 성명서 한 장을 받았습니다.
'근로자의 날' 행사를 하던 사람들이 이럴 땐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이명박 정권한테 상 받은 거
자랑하지 마십시오!
또 '노동자 가족 20만' 운운하지 마십시오.
구미공단에서 노동탄압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길바닥에 주저앉고, 비정규노동자들이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으로 고통받을 때 과연 그대들은 무엇을 했나요?
이들은 제가 어젯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문제삼고 나섰습니다.
순서를 왜곡하지 맙시다. 분명히 그 전에 의회 항의방문한다는 소식을 제가 들었습니다.
표현이 거칠어 보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감정적인 표현은 아니올시다.
제가 한 표현은 이성적으로 어휘를 선택했어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현재 제가 제기하는 한국노총 등의 특혜성 예산은 이번에 처음 제기하는 게 아니라,
예전 수차례 거론하고 비판했던 겁니다.
저는 참을 생각이 없으며
페친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미디어를 통해 계속 문제를 공공화하며
또 의원의 기능을 활용하여 알고 있는 문제점은 더 깊이, 모르고 있던 건 새롭게 파헤치고자 합니다.
지도부 스스로가 그간의 예산 타쓰기나
예산편성지침 위반, 그리고
노동자 전반을 대변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전까지
이 문제는 절대 일단락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여기에서 마중물에 불과합니다.
한국노총의 양식 있는 평조합원들이
조직을 쇄신하고 잘못된 간부를 교체해야 합니다.
<본 의원에게 '반노동'이라고, 소도 웃지 않을 딱지를 붙인
구미 한국노총 간부들에 질의한다.>
구미시의회 김수민 본 의원은
구미시 비정규직 권리보호 및 지원 조례제정안 대표발의로
대구경북 인권증진 5대 뉴스에 선정되었으며,
시청 환경미화업무 외주화(비정규직화) 저지 투쟁 연대 및
이를 위한 폐기물관리조례 개정안 대표발의하여 통과
위탁업체 환경미화원의 처우 개선
간병사 실직시킨 구미시립노인요양병원 의회 증인 출석
시청 무기계약직원 복지포인트 지급 요구 관철
법인택시 노동자들의 청원 소개
민간위탁분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및 고용안정을 위한
해당 조례 개정안 대표발의
부당노동행위 기업에 대한 구미시의 우대 지원 비판
KEC 사태 연대 투쟁
학교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회피하는 경북교육청 질타
등의 활동을 해왔다.
부족하고 힘 닿지 못한 측면은 있었지만
본의원의 활동이야말로 노동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기본 정책들의 집합이었다는 것만큼은 자부한다.
이런 본의원에게 '반노동'이라는 소도 웃지 않을
얼토당토 않은 딱지를 붙이는
귀 단체에게
'반노동'의 의미는 무엇인지 묻는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가장 강력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 할 노조가
구미시 예산편성지침까지 어겨가면서 외유성, 행사성 예산을 타려고
혈안이 된 것이야말로 '반노동' 아닌가.
이 기회에 귀 단체 간부들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한국노총 평조합원들의 조직 쇄신을 기대한다.
- 김수민 구미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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