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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회로

시 한편 속 구미 출신 독립운동가

비루한 쇼들을 뒤로 하고
시 한편을 떠올립니다.
제가 기리려고 하는 것은 '초인'이 아니라
잊혀진 아니 묻혀진 한 인물,
그리고 인물들입니다.

(이육사가 읊은 '백마탄 초인'의 모델은 구미 출신 독립운동가 허형식 선생입니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동북항일연군 제3로군 총참모장, 중국공산당 북만임시성위원회 위원으로 항일독립운동의 선두에 선 허형식 선생. 임은동 출신으로 왕산 허위 선생의 종일이며, 그의 사촌누이는 이육사 시인의 모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