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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나누기

졸업식장 방문기

2월 9일부터 18일까지 졸업식장을 다녔습니다. 지역구 다른 두분 의원과 관내 학교를 나눴습니다. 졸업식들이 서로 겹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의중, 진평중, 구평초, 인의초등학교를 다녀왔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얼굴 도장 찍기 좋은 행사로군요"했지만 잠깐 일어나 인사하고 시상할 일 있으면 시상하는 것 이외엔 별다른 게 없습니다. 아이들 졸업 축하하러 온 분이 시의원 누가 왔는지 그리 관심을 가지실 리도 없고요.^^ 그동안 못 만나뵈었던 학생들도 보고 싶고, 틈이 나면 교사 분들이나 학부모님들과 잠깐이라도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인의중학교 졸업식에서부터 변화된 세태가 느껴지더군요. 폭력적 졸업문화 때문에 경찰차가 교문앞에 서 있었지만 적어도 학교안에서는 별 사건이 없었습니다. 졸업식에서 상이나 장학금을 수여받는 학생의 얼굴과 상장을 스캔한 그림파일이 화면에 뜨더군요. 시상자와 수상자가 연단을 오르내릴 일이 없어 편했습니다. 학교 밴드와 댄스동아리의 공연도 흥미로웠습니다. 졸업식은 축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진평중학교는 음악중점학교라서 졸업식은 아예 뮤지컬이 되었습니다. 진평중 교장선생님은 음악교사 출신입니다. 졸업식 끝나고 '형일초등학교 관악부' 학생 스카우트에 대한 뒷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진평중학교가 단순히 음악이 특성화된 학교가 아니라 지역사회 문화예술을 펌프질하는 심장이 되면 좋겠네요. 제가 사는 집에서 가까운 학교기도 합니다. 투표도 여기서 했지요.^^


지난번 선거무렵에 방문하여 이 블로그에 한번 소개했던 구평초등학교도 방문하였습니다. 전교생 50명이 안되는 작은 학교입니다. 덕분에 전학년 학생들이 모두 1회 이상씩은 졸업식장에서 공연을 하였습니다. 끝나고 나서 학부모님, 선생님과 함께 짜장면도 한그릇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부 학교가 커지길 바라시더군요. 구평초의 강점은 작음에 있고 거기에 이끌려서 다른 동네에서도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님들이 있다는 걸 모르시는 듯했습니다. 지금 구평초 앞길은 지난번에 제가 썼듯 인도 미개설, 폭주 차량 단속 CCTV 부재 등으로 위험합니다.  그래서인지 학교가 지원을 받으려면 규모가 커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확산돼 있었습니다. 전국 각지의 작은학교들이 좋은교육으로 성공사례가 되고 있는데, '파랑새'를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구평초 졸업생들의 연극 내용이 바로 <파랑새>였습니다.

저의 졸업식 일정은 인의초등학교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인의초는 제 사무실-풀뿌리사랑방에서 가까운 학교입니다. 사무실 맞은편 카센터 사장님께서도 둘째 아들 손을 잡고 졸업식장으로 가시더군요. 인의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졸업식 이튿날 교직을 마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술회하셨습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거예요. 돌아보면 엉뚱한 교육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교장선생님과 밖으로 나가는데, 한 졸업생이 다가와 손수 쓴 편지를 건네고 돌아갔습니다. '엉뚱한 교육'을 하신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노고 많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퇴임후 인생에 건승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