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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순환 착한도시

구미시 단수 사태 나흘째, 주민 여러분께

김수민 구미시의원입니다.
8일 단수를 맞이한 이후 어느새 사흘째, 아니 이제 나흘째가 되었습니다.




10일 23시경 황상동 2주공 앞. 소방차가 실어온 물을 받기 위해 줄지어선 주민들



이 사흘째라는 말이 '석가탄신일'을 압도하는 말이었습니다.
불교 신자지만 사찰 방문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저녁 천룡산 산사 음악회 방문 일정도 취소하였습니다.
방범활동을 하면서 진평동 상황을 확인하고 다녔습니다.
원룸 골목에서 '4대강사업'을 욕하는 분들,
인의주공 측면에 지하수를 받으러 늘어서 있는 줄...
밤과 새벽이 어찌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일 오후, 구미시 각 급수 및 단수 상황



오늘 오전 인의동, 진평동 쪽에 물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진미동사무소를 들렀습니다. 직원 분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하였습니다.
4대강사업을 벌인 국가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욕먹고 고생하는 것은 대부분 일선 공무원들 몫이었습니다.
 '직장 상사' 잘못 만나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진평동 상황이 나경어린이집 일대 이외 90퍼센트 급수가 되고 나서
구평동 일대를 돌았습니다.
구평동 쪽은 이틀째 날에도 순회하면서 삼삼오오 이야기하시는 주민 분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인동동사무소 일대는 바로 뽑아올리는 수돗물이 덕택에 단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을 받으러 오신 주민들.



그후 방문한 인동동사무소에서도 직원들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항의전화를 하신 주민 분이 직접 찾아오셔서 뵙기도 하셨습니다.
그분은 둘째가 태어난지 열흘밖에 되지 않았다며 '내가 없으면 누가 가족 물을 뜨겠냐'면서 울분을 쏟아내셨고,
"나는 이제 물은 대충 확보했다. 그러나 할머님들은 어떡하라는 것인가"라며 이웃걱정을 표하셨습니다.
정말 죄송한 일입니다.
동장님은 피곤이 겹치셔이신지 어제 빠진 이를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황상동 주공과 화진금봉아파트 쪽은 지대가 높아 단수 상태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밤에 이쪽을 방문하였습니다.
소방차가 들러 물을 배급하고 있었지만 물이 끊겨도 사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 오긴 오냐?" "언제냐?"고 묻는 주민과 "언제일지는 모른다" "다시 와야지요" 답하는 소방관.
모두가 속이 탑니다.



비는 또 어찌나 내리던지요.
가뭄도 아닌데 웬 물난리입니까.
요즘 빗물이용시설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주민 분들과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니 의견이 모아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비상 대비 급수 시설'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민방위 급수시설이지요.
구미시 전체가 보유한 민방위 급수시설이 26개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황상동은 고지대임에도 불구 비상급수시설을 갖추지 못해
현재 이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의 책임이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집단소송입니다. 상대는? 국가입니다.
구미시장과 일부 정치권, 상공인들이 수자원공사에 배상 책임을 묻겠다지만,
궁극적으로 4대강공사 자체에 대해 따지고 반대하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시장, 국회의원을 비롯한 구미 정치인들은 이제 4대강공사에 대한 입장을
이 사태를 계기로 분명히 답해야 합니다.

상태가 이런 데도 아직 4대강공사를 찬성하십니까?
답변하십시오!
지금 사태가 사태인 만큼 계속 지역구 안에 머물러 있지만
이제 다른 시의원들을 만나게 되면 저는 정면으로 여쭐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비는 오는데, 물은 나오지 않고. 빗물이용시설 대중화를 자꾸만 떠올립니다. 하다못해 화장실 용수라도 쓸 수 있도록.


새벽 시간, 퇴근하여 이 글을 씁니다.
주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대략 이렇습니다.

1.
한시적인 사태가 아니라 구멍난 국책사업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얼마 안 가 복구하고 수습할 수 있다는 그런 장담 못 드리겠습니다.
언제까지 해결될 것,이라는 소식은, 설령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믿지 마십시오.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비가 오면 빗물이라도 받아 급한대로 화장실 용수로라도 쓰셔야 합니다.
이웃과 항상 상의하고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하셔야 합니다.
또한 동사무소로 문의하시는 건 좋은데 항의를 하셔도 크게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동사무소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 비상용 물을 실어나르는 소방차 등도 넉넉하진 못합니다.

010-3811-6810 김수민 시의원, 저에게 연락주십시오. 저 역시 비상근무상황입니다.

2.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책사업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시에서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데,
공사가 문제는 문제인데 그냥 수자원공사가 아니라 4대강'공사'가 문제입니다.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주민 여러분들의 참여와 힘이 필요합니다.

3.
오늘 여기저기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분노와 짜증만큼이나
우스개 혹은 웃음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항의해도 풀리지 않는 것은 웃음으로 풀고
웃어보아도 남는 것은 그만큼 항의합시다.

지금 이 도시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욕심으로 풀 수는 없으며,
또한 자포자기할 수도 없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용기와 당당함
그리고 이웃으로서의 배려와 화합이 필요합니다.

이겨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