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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먼저다

구미 송전탑공사 노동자의 죽음

구미 송전탑 공사 노동자의 죽음과 새월 주민들의 눈물...
기업의 전력이기주의와 원거리 전력수급시스템을 극복해야 한다는 깨달음 

 

 

구미시 장천면 상림리의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울산에서 오신 노동자 한 분이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은 위험한 노동환경 그리고 전력수급시스템

그분의 업무는 철탑의 페인트칠로, 작업하던 중 주요로프의 매듭이 풀리면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조로프도, 그물망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현장안전관리자가 없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 사고는 의심의 여지 없이 위험한 노동환경이 낳은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 사고의 궁극적 원인을 지목하고자 합니다. 숨진 분이 작업하던 345kv 송전탑은 구미 4,5공단의 전력을 수급하기 위하여 세워지는 것입니다. 

고압 송전선로에서 재산권 침해는 2차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전세계적 사례를 통해 송전선로 주변 생태계에서 인간을 비롯한 생명들이 각종 질병을 앓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들판에 송전탑 3기가 들어서는 구미시 인동동의 새월(신동) 주민들이 3년 넘게 송전탑 반대 및 송전탑 지중화 목소리를 냈던 이유도 그것입니다. 

 

공단 자가발전 독려, 에너지전환, 탈핵교육 불가피

공단에 전력이 필요하다고 무턱대고 산과 들에 송전탑을 꽂아 멀리서부터 전기를 실어날아야 할 일입니까? 가장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공단내에 자가발전시설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규 송전선로가 필요 없어지거나 그 전압을 낮출 수 있거나 그것을 지중화할 여유가 커집니다. 또 이는 송전탑 건설보다 훨씬 안정적인 전력수급방식이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의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이 기업을 먹여살리는 형국입니다. 기업의 생산비용 가운데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져왔습니다. 기업의, 특히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자가발전을 유도하고 독려해야 합니다. 구미시는 대규모 투자유치에 그냥 갖다 바치던 인센티브를, 기업의 자가발전 등에 조건부로 지급해야 합니다. 

기업 뿐 아니라 전사회적으로 전기를 가까이서 얻는, 그리고 전기에 조금 덜 의존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태양광, 풍력 등으로의 에너지전환이 그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위험천만하고 1만년 뒤 지구에도 부담을 안기는 핵발전이 이제 매우 비효율적이기까지 하다는 점도 학생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열손실 주택 컨설팅 및 수리 실시하고 적정기술 보급하자

시립태양광발전소 설치로 모범을 보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열손실 주택을 무상으로 컨설팅하고, 발전소 수익금 등으로 취약계층의 열손실 주택을 무상수리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또 각종 적정기술을 보급하고 이를 전파하는 네트워크의 구축을 지원하여 생활전기를 감축하는 건강한 시도가 있어야 합니다. 

송전탑 공사중의 죽음은 현장에서의 철저한 준비로 막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고용노동부의 엄정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노동자의 죽음에 전력을 함부로 쓰는 기업 등 현대문명의 이기주의가 깔려 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전과 달리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한 노동자의 죽음을, 그리고 송전탑 반대운동을 끝내 포기해야 했던 새월 주민들의 눈물을, 헛되이하지 않는 것입니다. 

숨진 노동자 분의 명복을 빕니다. 

2014년 4월 20일
녹색당 구미당원 모임
김수민 구미시의회의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