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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짝 4개

퇴임 후 지난 4년을 보고합니다

한반도의 봄 속에서 어느덧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군요. 제 마지막 출마 선거도 벌써 4년 전의 일입니다. 4년 전 의정활동을 보고했었듯이 이번에는 지난 4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4년 전 낙선은 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심경으로 공직을 마무리했습니다. 여러 주민들이 투표소에서 보내주신 성원 그리고 제 예상을 웃도는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낙선 후 곧바로 이런저런 지역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정치 강좌와 글쓰기 교실을 진행했습니다. 행정정보공개운동을 벌이며 구미 지역 학교의 노후 인조잔디 문제를 공개했습니다. 점점 일이 커지며 2015년, 전국 학교 인조잔디의 유해성 문제를 폭로하는 작업을 제가 주도하게 됩니다.


낙선 후 저는 한 번의 낙선을 더 맞이합니다. 녹색당 전국운영위원장 선거였습니다. 녹색당을 강화해야 나중에 당 후보로 출마할 분들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큰 표차로 떨어졌으나 제 문제의식은 꽤 수용되어 녹색당은 2016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고, 2015년 1월 저는 경북녹색당 사무처장과 녹색당 전국단위의 언론홍보기획단장을 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9월부터는 상경하여 상근했습니다. 


결국은 공직에 도전하는 정치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저의 지역활동이 이미 한계를 마주한 차에 서울에서 일을 하니 더 이상 선거준비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절 뒷받침할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2016년 총선 지역구 출마는 자연스레 없는 일이 되었고, 저는 녹색당 총선본부의 대변인 겸 홍보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치릅니다. 


'사이다 논평'의 작성가로 작은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고 일을 즐기면서 했습니다. 의원 시절 잃어버렸던 감각이 돌아오면서, 스스로가 공직정치에 맞지 않음을 절감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녹색당은 총선에서 여전히 높은 장벽을 확인합니다. 저도 깨끗하게 당직을 그만두고 구미로 돌아옵니다. 


총선 직후인 2016년 5월 저는 대구CBS의 출연 제의를 받고 시사평론가로 데뷔하고, 그해 8월부터는 김용민 PD가 꾸리는 팟캐스트에 고정게스트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출연 프로그램이 둘밖에 없었지만 그 시절을 잊지 못할 겁니다. 때마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일어난 촛불정국을 관통했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시사평론가로 활동중입니다. SBS에서 팟캐스트 '김용민의 뉴스관장', 러브FM의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김용민의 정치쇼'에 출연중이고, 대구CBS의 '시사마운드', 제주교통방송의 '김수민의 뉴스어장' 등 지역방송도 합니다. MBC경남이 야심차게 준비한 '소수의견' 녹화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공직정치인이었다가 당직자로, 그리고 평론가로. 선수가 코칭스탭으로, 그리고 해설자로 자리를 바꾼 셈입니다. 제가 '필드'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민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직 지명도가 높지 않고 평론가로사도 '값 싼' 수준이지만, 농반진반으로 '가성비'가 좋다고 소개하고는 합니다. 했던 말 또 하며 청취자의 고정관념, 편견이나 굳혀주는 사람이 아니라, 사유하며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임에도 다뤄지지 않았던 것을 끄집어내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많이 부족했지만 저로서는 주민들 덕택에 깊고 크나큰 삶공부를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그 내용을 살려나가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갚음'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