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막고, 반기문-강명도에게는 열어준다?

구미시 민방위교육장 대관에 드러난 정치적 차별
'반기문 팬클럽 주최' 사실은 일부러 은폐?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방위교육장에서 강연하는 것을 막은 구미시가 반기문팬클럽 행사와 보수 성향 탈북인사의 강연에는 민방위교육장을 열어줬다. 이 같은 사실은 김수민 전 구미시의원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구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대선주자 BIG 3에 속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2월 17일 오후 구미를 방문해 강연을 가졌다. 당초 강연은 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구미시가 이를 불허하면서 이 시장은 구미역 앞에서 강연을 가졌다. 이에 대해 남유진 구미시장은 사흘 뒤 구미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북도당 단합대회에서 "이 시장 강연 대관을 해주지 않았다. 앞으로도 안 해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 시장은 박정희기념사업에 쏟아붓는 예산과 열정 때문에 성남시 복지사업을 이끈 이 시장과 가장 극명하게 대조되는 자치단체장으로 꼽혀온 바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의 구미 강연 3일 전인 12월 14일, 민방위교육장에서 탈북인사 강명도 씨의 강연이 있었던 것은 구미시의 이중잣대를 스스로 폭로하는 일이었다. 강명도 경민대학교 북한학 교수는 김일성의 10촌이자 북한 정무원 총리를 지냈던 강성산의 사위, 즉 북한의 고위인사였다가 1994년 탈북했다. 그는 "북한이 망할 줄 알고 탈북했다. 오래갈지 몰랐다"는 식으로 탈북 사유를 회고하기도 했다. 강씨는 또 제20대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 15일 TV조선에 출연해 '여소야대' 선거 결과가 마치 북한의 바람대로 이뤄진 것처럼 기상천외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런데 강명도 씨의 구미 강연은 반기문팬클럽 구미본부 발대식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구미시가 공개한 자료에는 '영남IN저널 8주년 기념행사 및 안보강연회'라고만 적혀 있다. '이재명은 막고 반기문에게는 연다'는 비판을 의식해 구미시가 정치인 팬클럽 행사임을 은폐한 것은 아닌지 수상쩍은 대목이다.

구미시내에는 규모 있는 강연을 열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장소 역시 접근성을 고려하면 주최측과 관객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공간은 많지 않다. 고로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시설을 시민들에게 열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정치행사를 배제하겠다면 반기문과 이재명 양측이 모두 배제되는 것이 형평에 맞으나, 그보다는 여러 성향의 단체들과 인사들에게 고루 열어주는 것이 옳다. 정치적인 것과 비정치적인 것의 분명한 경계는 없으며 어떠한 활동이든 시민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할 범죄집단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할 공공시설이다.

구미시는 지극히 차별적인 행태를 취했으며 남유진 시장은 대관 불허를 자랑이라도 되는 듯 소속정당 행사에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구미 민주주의의 타락은 단순히 옛 독재자를 찬양하는 데서 끝나는 수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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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