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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구미시는 박정희 기념사업 전면 중단하라 (전 구미시의회의원 김수민)

[성명서] 구미시는 박정희 기념사업 전면 중단하라

 

본인은 6년 전 구미 최초로 박정희 기념사업을 반대했던 공직자였다. 오늘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구미시에 다시 촉구한다. 박정희 기념사업을 전면 중단하라.

 

이 사태의 기원과 책임은 유신독재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다. 40년 묵은 최태민 게이트. 사이비목사 최태민의 대한구국선교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정 없이는 그렇게 활개칠 수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기독교계의 민주화운동에 긴장하고 있었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즐겨 말하는 반신반인이 박정희 통치스타일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적확한 표현이다. 박정희의 조국 근대화는 실패했다. 사교집단의 부상을 초래한 통치자가 어딜 봐서 근대적인가. 민주화와 산업화에 피땀을 흘린 국민들의 공로가 있을 뿐이다.

 

새마을 테마파크와 홍보관을 지어가며, 거리와 시립체육관과 도서관의 명칭까지 박정희의 이름으로 물들여가며, 구미를 박정희의 신전으로 만들지 말라. 성주 지역 사드 배치 이전에 이미 구미시의 광신적 기념사업이 있었다. 여기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을 그렇게 만만하게 봐도 되는가. 박정희는 구미의 미래가 아니다. 한쪽에선 4차 산업혁명을 떠들면서 또 한편에서 이런 사업이 자행되는 것은 명백한 분열증이다.

 

대도박하는 심정으로 박근혜 충성도장을 찍으려는 것이든, 박근혜와 박정희를 애써 분리시켜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려는 것이든, 구미시의 박정희 기념사업은 정당화될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더라도, 이견과 반대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구미시의 박정희 기념사업은 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구미의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이것은 가히 사교(邪敎)적 분위기로,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행태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오는 1114일의 박정희 탄신제부터 취소하라. 앞으로 행사 개최와 시설 관리는 지지자들이 맡아서 하든 하시라. 박정희 생가 인근에 8백억원 넘는 돈을 쏟아붓는 새마을테마파크 건설을 중단하고, ‘박정희체육관’, ‘박정희로’, ‘정수도서관은 그 명칭을 벗겨내고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비선 실세가 국정을 농단한 사태가 아니다. 그가 거리낌없이 국기를 파괴할 수 있었던 그 구조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를 만든 주범은 돈을 대준 재벌, 박근혜를 옹립한 새누리당, 새누리당을 띄워주었던 부패기득권언론이다. 구미시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남유진 구미시장, 새누리당 소속인 백승주, 장석춘 국회의원, 박정희 기념사업을 무사통과시켜준 지방의원들의 진솔한 참회와 사죄를 촉구한다.

 

본인은 박정희기념사업을 반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드리며, 끝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시민 참여 없는 지방자치는 밀실 야합이거나, 잘해야 밀실 투쟁일 뿐이다.

 

2016111

(6) 구미시의회의원 김수민(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