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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먼저다

구미시 비정규직 대책, 들에서도 새고 집에서도 샌다!

  아사히글라스 해고 비정규직에 '나 몰라라' 구미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0명... 조례 상당수 조항 불이행, 무력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탄압 사태에 올바로 대응하고 있지 못한 구미시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도 불성실, 무성의하다는 현황이 확인되었다. 16일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아사히글라스 원청의 횡포로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계약해지 및 해고당했다. 그러나 구미시는 이 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이나 걷어내려고 부심했는데, 알고 보니 공공부문 비정규직도 내팽개쳤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서 새고, 들에서 새는 바가지 집에서 샌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구미시에 '구미시 비정규직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에 따른 정책사업 내역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로 받은 자료를 통해 구미시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극도로 부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보공개자료에 따르면 구미시는 2013년 이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실적이 0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에 시의 의무나 노력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 민간위탁시 정규직화 우수 기관 우대, ▲ 각종 비정규직 관련 교육 ▲ 시소재 사업장 최저임금 준수노력 등을 일절 이행하지 않았다.

 

'구미시 비정규직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2012년 11월 21일 제정되었으며, 당시 녹색당 소속 구미시의회 의원이 대표발의했었다.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특별히 비상한 정책을 요구하지 않겠다. 구미시와 남유진 시장은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라도 똑바로 지켜라"라고 말했다.

 

한편 녹색당은 다국적기업인 아사히글라스그룹을 압박키 위해 세계녹색당연합(글로벌 그린스)와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가 2013년 이후 단기계약직이나 간접고용직을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사례는 0명이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전국 각지 지자체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데도 이 흐름에 역행한 것이다. 조례 제6조에서 규정한 노력 의무를 불이행한 것임은 물론, 적어도 상시 지속적인 업무 종사자에 대해서는 정규직화하라고 권고하던 정부의 태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구미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에도 단기계약직 2명만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 또 '구미시 비정규직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구미시 사무의 민간위탁기관 선정 심사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시정 또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를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조례 제6조 제3항). 그러나 이에 관련한 구미시의 이행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구미시는 이밖에도 조례에서 시의 임무로 규정한 노동관계법, 청소년 노동인권, 생활법률 등 비정규직 대상 교육 사업, 공무원 대상 비정규직 관련 교육 등을 아예 실시하지 않았다. 2013년에 그나마 실시한 맞춤형 직업능력 개발교육도 중단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직 관련 교육(조례 제5조 제1항 제6호)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 뿐더러 '비정규직의 최저임금이 준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례 내용(제9조 제1항)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측은 "구미시는 '고용노동부가 할 일'이라고 우길지 모르나, 노조설립신고를 지자체에서 받고 있는 추세와 이치에 맞춰 구미시도 기본적인 역햘을 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 구미시는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관한 우수기업 우대 지원책에서도 넌센스를 드러냈다. 두 차례의 정보공개청구에도 연이어 어느 기업이 우수기업인지 비공개한 것이다. '이달의기업'으로 선정해 널리 알리고 칭찬해도 모자랄 우수기업을 감춰두는 것은 구미시의 비정규직 대책이 민간 분야에서도 허술하다는 고백일 뿐이다.

 

@ 구미시는 이번 정보공개청구에서, 그간 실시한 비정규직 대책으로 '근로자건강센터 건립'을 들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비정규직 대책이라고 보기 힘들다.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더 넓은 진료 기회를 부여하는 좋은 정책이지만, 노동자 일반의 권리를 넓히는 정책이지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에 따라 이뤄진 정책이 아닌 것이다. 근로자건강센터 추진 당시 이 과정에 관여했었던 김수민 사무처장은 "친-새누리당 노동조합에 치우쳐진 예산 배분이 문제시되는 상황에서 구미시가 노동자 전반을 위한 정책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나서 새로 추진한 시책일 뿐,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에 따라 이뤄진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구미시 비정규직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2012년 11월 21일 제정되었으며, 당시 녹색당 소속 구미시의회 의원이던 현 김수민 사무처장이 대표발의했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제정된 비정규직 관련 조례로 '2012년 대구경북 인권증진뉴스'에도 선정되었다.

 

김수민 사무처장은 "조례 제정 당시에도 구미시는 조례 내용을 축소하려는 로비를 했었다"며 "그때는 소신대로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최근에 이르러 구미시는 조례를 불이행하는 식으로 조례 제정에 불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아사히글라스 원청의 횡포로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계약해지 및 해고당했다. 그러나 구미시는 이 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이나 걷어내려고 부심했는데, 알고 보니 공공부문 비정규직도 내팽개쳤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서 새고, 들에서 새는 바가지 집에서 샌다"며 "특별히 비상한 정책을 요구하지 않겠다. 남유진 시장과 구미시는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라도 똑바로 지켜라"라고 말했다.

 

@ 한편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아사히글라스 사태에 대해 아사히글라스그룹이 다국적기업이고 OECD 가이드라인 위반 혐의가 짙은 만큼 국제적으로 아사히글라스그룹을 압박할 방법을 찾고 있다. 녹색당은 전세계 녹색당연합인 '글로벌 그린스'에 가입되어 있다. 녹색당 구미당원모임은 "불안정노동과 해고자를 양산하는 기업이라면, 투자유치를 해봤자 지역경제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말했다.

 

8월 16일
녹색당 구미당원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