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나누기

신동 추곡수매 현장

신동마을회관 앞에서 11월 21일 오전 8시부터 공공비축미곡(건조벼) 매입이 있었습니다.
농사를 지으신 분들과 동사무소, 농협 등에서 나와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수분규격 13~15%. 특등이냐, 일등이냐의 기로에 선 사람들은
조금은 긴장되고 때로는 웃음이 나는 검사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는 잠시 마을회관 경로당에 들러 할머님들께 밥을 얻어먹고
여러 주민들과 얼마 전 제가 시정질문 주제로 올렸던
'신동 고압선 철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안타까운 풍경도 좀 있었습니다. 

쌀을 포장하면서 이것저것 섞어버린 분
터질 우려가 큰 몇년 묵은 포대로 포장하신 분

'빠꾸' 당하는 어르신들의 낙담한 표정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시는 분도 있었지만
그것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일일이 함 찔러봐요. 안 섞인 게 나올 수도 있으니까."
"요기요기 이거는 별로 안 오래된 거 같은데..."
"이 할배는 안사람도 없이 일년 내도록 농사 지갖고 왔는데 좀 잘 봐주이소."
보다 못해 주면 이웃들이 쌀자루 하나라도 더 통과시켜 보려고 나섰습니다.
낡은 포대에 담긴 건 새 포대를 구해 와 다시 퍼 담습니다.

전량 빠꾸당할 뻔했던 어르신의 얼굴엔 조금씩 웃음이 번지고,
검사하는 분들도 오늘 어쩌지 못한 건 며칠 뒤 어디어디로
다시 갖고 나오시라고 안내합니다.
추곡수매 현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훈훈한 댓글들도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