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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Columnist

1,2순위 투표제를 도입하자

단순다수득표자가 당선이 되는 현재의 선거제도는 높은 사표(死票)발생률로 인해 유권자와 정치권 양쪽에 딜레마를 안기고 결국 시민여론을 왜곡하게 된다. 이 제도는 양당제를 너무 강하게 유도하는 효과도 있는데, 양당제냐 다당제냐는 유권자가 선택해야 할 몫이지 일방주의적인 제도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지금 야권연합 논의가 복잡다단하게 흘러가고, 범한나라당도 대선 때마다 분열로 골치를 앓지만, 선거제도를 바꾸면 이 문제의 상당 부분이 깨끗이 해결된다. 대표적인 예로 결선투표제가 꼽힌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다수정당은 표의 분화에 따른 걱정을 덜고, 소수정당도 사퇴압박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무엇보다  유권자는 가장 좋아하는 후보는 물론이고 가장 싫어하는 후보도 가려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 결선투표제는 유권자가 두차례에 걸쳐 투표장에 가야 하며, 결선에서 투표율이 대폭 떨어질 단점이 있다. 그런가 하면 한번에 1순위부터 n순위후보까지를 결정하는 호주식 선호투표제(2002년 민주당 경선 때 실시)도 있지만 유권자들에게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으며, 개표방식을 결정하는 데도 난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대안으로 '1,2순위선호투표제'를 제시한다. 투표장에 한번 가서 1순위 지지후보와 2순위지지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1순위 개표 후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3위 이하의 후보들 표를 따로 추려내, 그 2순위 기표수를 최종후보 2명의 1차득표에 합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과반득표자가 없을 공산도 꽤 있지만, 적어도 지금 제도하고는 비할 수 없이 주민들의 폭넓은 의사를 보장하고, 다원적인 정치구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선거제도의 개혁은 어떠한 정당연합보다 절차적 공정성에 있어 효과적이며, 정당연합에 있어서 선거제도 개혁은 핵심적인 공통정책이 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