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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나누기

벗과의 인터뷰 2 (2010. 10. 16)

벗과의 인터뷰 두번째 시간은 10월 16일 토요일 밤이었다. 인터뷰어 겸 정리자는 ID '참서리'로 서울에서 함께 활동하고 우정을 나눈 친구로, 김수민보다 두살 위이다. '참서리'는 '진상'을 한글로 푼 이름이며 김수민이 직접 붙인 이름이다. 그가 수도권에 사는 관계로 이번 인터뷰는 채팅으로 이뤄졌다.


참서리: 선거 때도 그렇고 당선된 이후도 그렇고 의정 활동과 관련해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이 옆에서 도와주는 분이 많이 절실하지 않을까 싶은데, 혼자서 '독고다이' 하느라 많이 힘들지 않았는지?

김수민: 혼자서 하기가 힘에 부치긴 하죠. 제가 의정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니까 더 그렇고요. 정당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고. 하지만 시의원은 보좌관 제도가 없기 때문에 혼자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두고 열심히 노력해서, 현 제도 하에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죠.

-그래도 시정감사 할 때 자료 요청 및 분석할 때나, 일정 챙길 때 여러 모로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나시지 않을까 싶은데 ^^

=힘든 게 있으면 전문위원실에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지방자치 가이드북>이라는 책이 나와서 참고를 많이 하는데요. 전문위원실을 잘 활용하라고 거기도 나오더군요.^^

-전문위원들은 시의회 산하에 있나요 아니면 시청 소속인가?

=시의회 사무국 소속이죠. 입법부 활동을 돕는 행정부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 시청에서 일하다 시의회 전문위원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시의회 전문위원 하다가 시청 가는 경우도 있겠네?

=맞아요. 그래서 애매한 위치에 처해 있습니다. 의회에서 의원들 돕다 보면 집행부 견제 활동을 돕게 될 수도 있는데, 그 때문에 집행부로 가게 될 때 곤란해질 수도 있죠.

효과적인 조례 발의 문화 필요

-내가 알기로 국회에서는 상임위 별로 전문위원이 있는데 여야 간사들이 자당 추천 전문위원 후보자들을 놓고 양쪽에서 합의해서 선임하고 행정부 공무원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시의회에서도 외부 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할 수는 없나?

=국회하고 지방의회를 단순 비교하면 안 됩니다. 제도가 많이 다르지요.

-시의회 운영 방식에 대해 무언가 바꿔 보고 싶은 것은 없나?

=시의회 운영방식 변경은 상위법령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조례 제개정 등 지방의회에서의 절차를 통해 바꿀 것인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후자쪽을 말씀드리면 이번 의회 개원 당시 쟁점이 됐던 의장선출방식이 있어요. 따로 후보가 없이 모든 의원이 투표용지에 올라가는 방식이죠.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이라고 하는데 의회운영위원으로서 조만간 논의에 부칠 예정입니다.
그리고 조례를 효과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구미시의회는 5명 이상이에요. 법적으로 전체 의원의 1/5 이상이라서. 그런데 지방의회에서는 발의선만 넘으면 통과확률이 좀 떨어질 수 있죠. 발의하지 않거나 못한 의원들에게도 결례고. 지난 의회 때는 해당 상임위원들이 발의를 하던데, 이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상임위원도 발의할 수 있어야죠. 그렇다면 전체 의원을 상대로 발의를 논의해야 하는데 이것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이 없어요. 제도의 문제든 문화의 문제든 개선이 필요합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시의원의 상과 주민이 생각하는 시의원의 상 사이에 괴리가 있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는지?
=주민들이 생각하는 시의원의 상도 여러가지입니다. 어떤 주민들이 제게 가져오시는 사안을 보면, 시의원보다는 인권변호사가 필요한 사안도 있어요. 본인들도 그것을 잘 알고 계시는데, 하소연이라도 하시려고 오시는 거죠. 또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생각하시고 오시기도 하고. 또 단순한 제도권활동이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을 기대하고 오시기도 하고요. 그런데 '시의원이 동네의 사업, 그것도 주로 건설이나 조경을 맡는 사람이고, 복지라든가 제도개선이라든가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일부 주민들의 시선과는 괴리가 클 수밖에 없죠."

-지역구 경조사 참석을 원하는 주민들도 많을 것 같은데, 1주일에 보통 경조사는 몇 회 다니는지?

=거의 없습니다. 저한테 그걸 요구하시는 주민들이 없습니다.

-풀뿌리 희망연대 운영위원으로서 시민사회단체와 의정 활동을 위해 주로 어떤 협력을 하는지?

=운영위원이니까 회의에 참석해서 시민운동 과제와 의정활동 방향을 공유합니다. 당정협력은 아니지만, 지역정계의 특성과 제가 처한 상황을 봤을 때는 당정협력과 유사한 측면이 있죠."

박정희기념사업 비판 이후 정치적 타격 없어. 오히려 소신행보에 대한 기대 늘어

-박정희 기념사업 반대 천명 이후 지역 신문 보도에서 부정적인 논조가 많아졌는지? 본인에 대한 부정적 논조가.

=특별히 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박정희 기념사업 반대와 관련해서 협박이나 항의하는 전화나 메일 같은 게 늘어나지는 않았나?

=전화나 메일은 안 받았고요. 어떤 극우적 성향의 시민에게 귀찮은 문자메시지 공세를 받기는 했습니다. 일일이 다 답변했는데 길을 잃고 헤매시더군요.^^저를 능지처참하겠다 생매장하겠다 이런 글이 박사모 카페에 올라왔다는데, 요즘은 그쪽도 키보드 워리어가 됐는지^^ 행동은 없습디다.
박정희 숭배자들의 논리적 미학적 수준이 굉장히 저질이라서 제가 타격을 먹을 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원래 저하고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저한테 정치적 영향력을 끼칠 수 없습니다. 다음 선거에 나오리라는 자의적인 예상을 가지고 그걸 이용하려고 하는데, 그거야 제가 안나오면 그만이잖아요.^^
제가 박정희기념사업 정부보조를 반대하면서 얻은 것이 한가지가 있다면, "저 사람이 어디에 휘둘리지는 않겠구나" "소신이 최우선인 사람"이라는 인식을 한편에 심어주면서, 그 이후로 민원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 소신과 용기가 기대된다는 말씀과 함께요. 

-10/26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박정희 기념 사업 반대를 표명한 시의원으로서 10/26 즈음에 무언가 성명이나 논평 등 입장 표명을 할 생각은 없는지?

=꼭 10.26즈음이라서는 아니지만 안 그래도 어디 투고를 할까 생각 중이었습니다만. 중앙언론이 지방자치에 쏟는 관심이 아직 작아서 실릴지는 모르겠어요.

-박정희 기념 사업 반대 입장 표명 이후 본인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나타났는지? 있다면 어떤 분들이고 그들과 무언가 소통하려는 생각은 없나?

=입장 표명 후 저를 지지하신 분들은 2~40대 정도의 고학력 시민들이 많았어요. 지역언론보도나 입소문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듯합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한줄평이 가능한가?

=제가 같이 정당을 할 만한 전직 대통령은 없습니다.

5분자유발언 목적은 대형마트 좋아하는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

-본회의 5분 발언이 대형마트 및 SSM 규제에 대한 건이었는데, 발언에 대한 지역 상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이렇다할 반응을 듣진 못했어요. 어떤 아파트 주민대표자 분께 "인상깊게 봤다"라는 말씀은 들었고요. 지금 시에서 제가 제안한 것의 첫단계인 상설협의체 구성에는 들어갔습니다. 관련 회의에는 언질을 못받아서 가보진 못했습니다.

-대형마트 및 SSM 규제 관련해서 서울처럼 SSM 개업 예정지 앞에서 피케팅이나 시위가 벌어진 적은 없는지?
=예전에 인동지역에서 대형마트 입점저지 운동이 있었죠. 최근에는 따로 직접행동은 없고요. 참고로 지역구내의 구평동에 SSM 2개가 있습니다.

-젊은 주민들 중에는 대형마트나 SSM을 재래시장보다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들과 특별히 소통하거나 그들의 견해를 분석한 적은 없나?

=여론조사에서 지역주민 85%가 대형마트 입점에 찬성했다고 해요. 견해는 간단합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쇼핑'하시고 싶은 분들이 많은 거지요.
제가 5분발언에 나선 것은 대시민 메시지 전달용으로, 그런 분들을 설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5분발언 전에 다소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있으면 기업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더군요. 저는 "들어오더라도 규제를 해야 한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젊은 주민들이 많이 마트 입점을 반기기 때문에, 제가 젊은 의원으로서, 욕을 먹더라도, 그분들을 설득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KEC 노동자들에게는 언제나 죄송

-KEC 파업 사태에서 사측이 강공을 계속 펼치고 있는데, 현재 파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 조합원 대오가 강력한 단결을 유지하고 있나?

=여느 파업에서 그렇듯 시간이 길어지면 대오를 이탈하는 사람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잘하고 계시더군요. 남아있는 분은 강력하게 단결하고 있습니다.

-파업에 대한 지역 여론은 어떤가? 
  
=예전에 파업을 대하는 태도와는 조금 다릅니다. 정세상 차이 때문이겠죠. 한나라당 정권하에서의 파업은 욕을 덜먹거나 더 지지를 받습니다. 굉장히 강경투쟁이었던 쌍용차노조투쟁이 그랬잖아요? 다만 대기업 노조라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시도가 있죠. 대기업 노조보다 훨씬 힘든 데는 파업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죠. 참 어리석고 치졸한 여론몰이입니다. 그럼 대기업 노조가 파업 안하고, 사측의 깨기에 그냥 앉아서 대응하면,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원하청 노도자, 영세자영업자, 실업자의 살림살이가 나아집니까? 전혀 아니죠. 그런데 아직 그런 논리가 조금은 먹히고 있습니다.
 
-KEC 파업 연대와 관련 혹시 본인에게 외압이 닥친 적은 없나?

=외압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거쳐 "파업현장에 안갔으면 좋겠다" 이런 말이 들어온 적은 있는데, 지금은 안 통한다는 걸 알 것입니다.

-KEC 노동자들이 파업과 관련 주로 본인에게 요청하는 것은?

=방문해주고 함께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주시죠. 그래서 제가 더 미안하고요. 한동안 뜸했던 적이 있었는데 몇몇 분들이 약간 서운해 하셨습니다. 죄송하지요. 어제는 삼보일배를 같이 했는데 온몸이 쑤시네요. ^^

당면한 최대 사적 과제는 여유 부족과 피로누적

-다른 시의원들은 본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말썽꾸러기'로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 꾸러기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 '다른 꾸러기'일지도. ㅎ
 
-지금 다른 시의원들은 해외 연수를 간다는데 일본과 몽골에서. 일본 정도는 풀뿌리 시민단체와 지방자치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 살펴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갔다 오면 좋았을 것도 같은데... 일본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나? 
 
=연수 프로그램이 그렇게 짜여져 있지가 않죠. 또 그렇게 짜는 것도 힘들 겁니다. 저 한명이 가면 모를까.
 
-1주일에 술 자리는 몇 차례 하는지? 주로 어느 자리에서 술을 마시게 되는지?

=술자리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행사장 방문을 하면 조금씩 낮술을 하게 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저녁 술자리는 1주 1,2회 정도고 대부분 친구들과 마십니다.

-최근에도 콘솔 게임을 즐기는 게 있나? 새로 게임기 산 것은 없고?

=도난사건 이후에 게임기가 없어서 못하고 있지요.ㅠ

-전체적으로 문화 생활을 즐길 여유가 부족한 것 같은데... 과로에 많이 시달리나?

=여유가 좀 없어요. 영화관에도 한달에 한번 갈까 말까... 다소 피로누적 기미도 있고요. 살이 많이 붙었습니다.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할 텐데.